5개월간 ‘천연기념물’ 산양 750마리 떼죽음, 왜?
지난 5개월여간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산양 750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서식하는 전체 산양(약 2000마리)의 3분의 1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1일까지 747마리의 산양이 폐사 신고 됐다. 2023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37마리가 폐사했고, 이후 이달 11일까지 21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겨울부터 지난해 2월까지 신고됐던 산양 폐사 수가 15마리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겨울에 ‘떼죽음’에 가까운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측은 “이달 해빙기에 들어서면서 폐사된 산양이 더 발견될 수 있어 향후 폐사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양의 집단 폐사 원인으로 환경 당국은 지난겨울 고산 지대에 내린 ‘폭설’을 첫째로 꼽는다. 지난겨울 유독 눈이 많이 내려 풀을 찾기 어려워진 산양이 먹이를 찾아 저지대로 이동하다가 탈진해 죽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겨울 강수량은 예년의 4.3배에 달할 정도로 눈이 많이 왔다. 네발 동물은 눈이 많이 쌓여 배가 눈에 닿으면 이동할 때 평소보다 2~6배의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한다. 산양은 특히 다른 동물보다 다리가 짧은 편이어서 에너지 소모가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예방하기 위해 만든 ‘울타리’를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이 울타리는 야생 맷돼지의 이동을 막기 위해 설치했는데, 애꿎은 산양이 폭설 속에 고립돼 피해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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