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인천공항 'F1 대회' 유치 동시 도전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4. 4.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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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 대회
市, 주최측에 개최 의향서 제출
"도심 경기장이 지역경제 견인"
공항公도 전용 경기장 유치 등
활주로옆 모터 클러스터 추진
일각선 중복 투자 우려 나와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국제 자동차 프로 경주 대회 F1(Formula1·포뮬러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 하늘길 관문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F1 경기장 등 클러스터를 조성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인천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하지만 중복 투자 우려도 적지 않아 두 기관의 협의와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6일 일본에서 스즈카 그랑프리에 참석 중인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포뮬러원그룹 사장을 만나 인천 그랑프리 개최 의향서를 전달했다. 유 시장은 도메니칼리 사장에게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고 12개 특급호텔과 재외동포청, 15개 국제기구가 있는 세계적인 도시"라면서 그랑프리 적지임을 알렸다.

인천시는 2026년 또는 2027년에 첫 대회를 연 뒤 최소 5년 이상 매년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스즈카 서킷,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F1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민선 8기 인천시가 제시한 '세계 10대 도시' 비전의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스포츠 역사를 가진 일본 스즈카 서킷은 매년 사흘간 개최되는 F1을 보기 위해 약 20만명(2022년 기준)이 방문하고 이외 자동차 스포츠 대회나 자체 행사, 인근 관광·체험을 위해 86만명이 찾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F1은 관광객 31만명을 유치하고, 1조5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메니칼리 사장은 유 시장에게 "이른 시일 내 인천을 방문해 후속 협의를 하겠다"고 말해 연내 본격적인 협의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2월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활주로 인근 오성산 절토지에 F1 경기와 자동차 튜닝(개조)이 가능한 자동차 스포츠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먼저 내놓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기 이착륙의 안전을 위해 깎은 오성산 절토지 103만㎡(약 31만평) 일대에 자동차 스포츠 클러스터를 포함한 복합 관광레저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F1 등 각종 국제 자동차 스포츠 대회와 문화 행사가 가능한 상설 서킷, 성장 잠재력이 큰 자동차 튜닝산업 특화단지를 만들고 상설 서킷 주변에 식음·쇼핑·숙박·레저·엔터테인먼트·마이스(MICE) 시설을 조성해 관광·레저·산업이 어우러지는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오성산 인근은 마시란 해변과 같은 관광자원이 많아 수도권 배후 수요(약 2600만명)가 풍부하고 인천공항과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최적지로 인천공항은 판단했다.

문제는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유치하려는 F1 경기의 성격이 달라 자칫 한 지역에서 불필요한 유치 구도가 형성되거나 이에 따른 중복 투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유치하려는 F1은 모나코 F1, 미국 라스베이거스 F1과 같은 도심 레이싱이다. 모나코 F1의 경우 평소에는 일반 도로로 사용되다가 F1 개최 기간이 되면 경주장으로 변신한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일본·중국 대회 처럼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 F1을 치르고 싶어 한다. 전문가들은 "두 기관이 독립적으로 F1 유치에 나서고, 개별적으로 투자할 경우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 투자로 인한 혈세 낭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사전에 두 기관이 충분히 협의·조정해 최적의 안을 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F1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스포츠 행사로, 매년 3~10월 20개국 23개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된다. 세계 180개국 5억~6억명이 경주를 시청하고, 대회당 관중과 관계자가 약 20만명에 달해 집객력이 뛰어나다.

국내에서는 전남이 영암에 4300억원을 투입해 국제자동차경주장(F1 서킷)을 만들었지만 활성화에 실패했다. 영암 F1 경기장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F1 대회를 개최하기로 약속했지만 2014~2016년 대회를 포기하면서 국내 대회나 동호인, 개발 기술 시험용으로 전락했다. 방문객도 2016년 19만명에서 2019년 13만명, 2022년 11만명으로 줄고 있다. 연간 수입은 30억원 안팎으로 운영비를 겨우 건지는 수준이다.

[인천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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