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상태 뇌관측 성공 정신질환 치료 실마리

KIST·로잔공대 연구팀

국내 연구팀이 환각 상태의 뇌를 실시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정신질환 등으로 발생하는 환각 증상을 막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4일 문혁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과 올라프 블랑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자기 위치 환각'을 유도하고 이에 따른 뇌 변화 관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달 공개됐다.

우리 뇌에는 자신이 위치한 장소를 인지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수행하는 '격자세포'와 '장소세포'가 존재한다. 특정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경로에 있는 GPS 세포가 위치에 따라 차례로 반응한다. 연구팀은 다중감각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자기 위치 환각을 유도했다. 동시에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격자세포와 장소세포의 활성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실제 위치의 이동 없이 다중 신체 감각 자극만으로 자기 위치 환각과 격자세포 활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환각 증상을 겪는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