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리사이클링 제품 비중 40%까지 높이겠다”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4. 4. 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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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유일 아이스폴닥터팀 후원
헌 옷 수거해 건축자재로 재활용도
친환경 생산에 100억원 투자 계획
당장 돈 안되도 길게보고 투자해야
이달 초 지리산에 베이스캠프 개점
청계산 등 20곳까지 늘리는 게 목표
산악인들 모여 소통하는 공간 만들 것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 인터뷰

“환경을 위한 투자는 창업자가 얼마나 그에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으니 2·3세나 전문경영인이 하기 어렵죠. 그러니 창업자들이 더 나서야 합니다.”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은 ‘환경 보호’에 진심인 국가 대표 기업인이다.

그는 “소비자는 좋은 일 하는 회사를 좋아한다. 결과적으로는 기업 밸류가 높아진다”며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사업과 지구 환경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 방향을 수정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매일경제는 서울 양재 사옥에서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하 강 회장)을 만났다.

강 회장은 “환경 오염에 따른 기후 위기가 너무 심각하다”며 “제주도 해수면이 1년에 3cm씩 올라오고 있다. 옛날에 잡히던 물고기들이 다 사라졌다”고 운을 뗐다. 제주도는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다.

자신을 경영인이기 전에 산악인이라 칭하는 강 회장은 오랫동안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갖고 기업 차원에서 그를 위한 활동에 앞장서 왔다. 지난달블랙야크가 한국 기업 최초로 ‘아이스폴 닥터’팀 공식 지원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히말라야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스폴 닥터’는 크레바스, 눈사태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생기는 등반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팀이다. 아이스폴 구간에서 안전을 위해 사다리, 밧줄 등을 설치한다.

지구 온난화로 눈사태와 홍수가 잦아지며 히말라야 주변 생태계가 위협받자, 히말라얀 오리지널에 본질을 두고 성장한 블랙야크가 안전한 등반과 지속 가능한 자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네팔에서 비정부기구 사가르마타 오염 통제 위원회(SPCC) 및 네팔 등산협회(NMA)와 BYN블랙야크그룹이 아이스폴닥터팀 후원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치링 셰르파 SPCC CEO,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 니마 누루 셰르파 NMA 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직접 네팔에 다녀온 강 회장은 “남극과 북극,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바다 수위가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며 “육지 면적이 줄어들면 인간이 살 곳도 줄어들 뿐더러 생태계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도 매년 1미터씩 빙하가 내려앉으면서 텐트를 칠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구상에서 가장 높고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아이스폴 닥터팀을 위한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일 네팔 남체 바자르에서 아이스폴닥터팀이 블랙야크가 지원한 제품을 착용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옷을 건축자재나 인테리어 용품 등으로 재활용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강 회장은 “우선은 소비자들이 입지 않는 블랙야크 제품부터 무상 수거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이게 잘 되면 브랜드에 상관없이 수거해 재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해당 상품을 정식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강 회장은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수익이 나는 시점이 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100억원 정도는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e커머스에서 일부 국내 소비자들이 초저가 상품을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명 ‘알테쉬’에서 저렴한 제품을 사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버린다고 하더라”며 “그게 말이 되나. 입지도 쓰지도 않을 것을 왜 돈 주고 사나. 그건 결국 중국 쓰레기를 우리가 돈 주고 치워주는 꼴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블랙야크 베이스캠프 지리산점
뿐만 아니라 블랙야크는 산과 산악인을 위해 국내 주요 명산에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있다. 이달 초에는 복합문화공간인 ‘블랙야크 베이스캠프 지리산점’을 열었다.

지리산 종주의 시작점, 해발 1,100m 성삼재 휴게소에 설치된 블랙야크 베이스캠프 지리산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북한산 강북구 우이동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 센터’, 한라산 제주 ‘야크마을’, 북한산성 은평구 진관동 ‘블랙야크 베이스캠프 북한산점’에 이어 네 번째다.

강 회장은 “산장이 사라지면서 산악인들이 모여 대화하고 쉴 곳이 없어졌다”면서 “과거 산장이 조난자를 위한 공간이었다면 우리가 만드는 베이스캠프는 소통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가 베이스캠프를 만드는 데에는 세 가지 취지가 있다. 강 회장은 “첫째는 산악 문화를 바꾸려는 거다. 오르는 것이 목적인 하는 산행은 끝났다. 이제는 즐기는 산행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산을 오르고 내려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자연을 즐기는 형태로 산악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얘기다.

이어 “둘째는 산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자는 것”이라며 “우리가 살아가는데 산과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교육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베이스캠프에서 전문가들을 통해 주변 문화유산이나 생태계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 [한주형기자]
블랙야크는 조만간 청계산에 다섯번째 베이스캠프를 열 계획이다.

강 회장은 “올해 5개 베이스캠프를 안정화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앞으로도 도시 안에서 사람들이 가깝게 즐길 수 있는 산을 위주로 단계적으로 베이스캠프를 설치해 총 20개 정도는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향후 블랙야크는 산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폐페트병을 수거해 베이스캠프에 전달하는 고객에게 리워드를 제공하려 한다.

또 수거된 페트병은 BYN자원순환시스템을 통해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산은 무섭고 어렵고 힘든 곳이 아니라, 즐겁고 재밌고 활기 넘치는 곳”이라며 “우리나라는 면적의 63%가 산인 산악국가이지 않나. 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He is… △1949년 제주도 출생 △1968년 제주 오현고 졸업 △1973년 동진 설립 △1978년 거봉산악회 창립 △1995년 블랙야크 론칭 △2007년 제주국제대 경영학 학사 △2009년 동국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2012년 국민훈장 모란장 △2013년 제주대 경영학 명예박사 △2013년 블랙야크강태선 나눔재단 출범 △2019년~현재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회장 △2020년~2023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2023년~현재 서울시체육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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