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은 ‘마통’서 32조 대출... 1분기 이자만 638억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잠시 빌렸다가 갚지 않은 돈이 지난달 말 현재 32조5000억원에 달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14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은이 정부에 일시적으로 빌려준 대출금 잔액은 32조5000억원이었다. 정부는 1분기(1~3월) 동안 한은에서 45조1000억원을 빌렸다가 12조6000억원을 갚았다. 개인이 ‘마이너스 통장’을 쓰듯, 정부도 한은에서 최대 50조원까지 일시적으로 차입(借入)할 수 있다.
올해는 역대급 ‘세수 펑크’가 발생한 작년보다는 세수 형편이 낫다. 그렇지만 정부가 경기 살리기를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쓸 곳이 많아지자 한은에서 일시 차입한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또 지난 2월까지 세수 진도율(연간 계획 대비 실제 세수가 걷힌 비율)이 15.8%로 최근 5년간 평균 수준(16.6%)을 밑돌고 있어 세수 여건이 아주 좋아진 것도 아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월은 통상 세수가 별로 없어서 예년에도 한은에서 일시 차입이 많은 시기”라며 “더구나 올해는 상반기에 재정 집행이 많아 한은에서 돈을 빌렸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엔 전년에 기업 실적이 부진한 등의 여파로 법인세 등이 덜 들어오면서 계획보다 56조4000억원이나 세금이 덜 걷혔다. 이에 지난해 정부의 한은 일시 차입금 누적액은 117조6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올 1분기 동안 정부가 한은에서 일시 차입을 하면서 낸 이자는 6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일시 차입 이자를 상환하려고 올해 새로 편성한 예산 992억원의 64%에 달한다. 다만 정부는 작년에 이월된 이자 상환 자금으로 우선 한은 일시 차입 이자를 갚는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 잡아 놓은 992억원은 기존 재정 운용 자금이 다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예비적인 성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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