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선택 '신보수' 누구…2030男 국힘서 대거 이탈

김예원 기자 2024. 4. 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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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선서 60% 육박하던 2030 남성 지지율 30% 아래로 뚝
'젊은 보수' 표심 떠나며 국힘 '30대 당대표설' 인적쇄신 조짐
4·10 총선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4.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유일하게 지역구, 비례대표 모두 당선자를 내며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정권 심판론 앞 거대 양당이 득세한 가운데 개혁신당이 이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엔 2030 청년 남성을 중심으로 한 '신보수' 세력 결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정치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정당 투표에서 개혁신당은 3.61%의 지지율을 얻어 비례 2석을 확보했다. 연령대별 당 지지도를 분석한 결과 개혁신당에 가장 많은 표를 준 유권자는 20대 이하 남성(16.7%), 30대 남성(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혁신당이 다른 연령대 및 성별에선 2~4%의 지지율을 얻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같은 경향은 개혁신당 중 유일하게 지역구 당선을 거머쥔 이 대표 지지세에서도 드러난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일(4일) 직전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 23~26일간 경기 화성을 유권자 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표는 20대 이하에서 25%, 30대에서 33%의 지지를 받았다. 성별에 따른 지지율이 별 차이가 없었던 여타 후보와 달리 이 대표는 남성 지지율이 27%로 여성(16%)의 2배에 가깝게 나타났다.

경기 화성을은 유권자 평균 연령이 34.7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선거구이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현대자동차 연구소 등 이공계열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 이 대표는 총선에서 42.41% 지지율을 기록,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38.73%)를 3000여 표 차이로 꺾었다.

개혁신당에 이처럼 '신보수층'이라고 불리던 2030 남성들의 표심이 집중된 것에는 정권 심판 바람과 더불어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정서를 자극해 이들의 표심을 공략한 이 대표가 당 대표로 얼굴을 내세우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구갑 후보가 11일 서울 도봉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재섭 후보 제공) 2024.4.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기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이들을 끌어들일 만한 유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도 2030 남성들이 개혁신당 등에 표를 보태는 이유다. 직전 선거인 2022대선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58.7%, 30대 남성 52.8%가 윤 대통령에게 표를 행사했다. 하지만 이번 출구 조사 당 투표에선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20대 남성 31.5%, 30대 남성 29.3%만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선거의 절반 가량만 가장 큰 보수 정당에 투표한 셈인데, 채 상병 사건 무마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도피 의혹 등이 여권발 리스크인 점, 개혁신당이 2030 남성들의 관심도가 높은 안보 이슈 등에 기민하게 대응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평가다.

이 대표의 경우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항명한 혐의를 받는 박정훈 대령의 3차 공판 직전 그와 만나는 등 안보 이슈 공략에 적극적으로 힘써왔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2번으로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한 천하람 당선인도 12일 YTN 라디오에서 "채상병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범야권의 일원으로 협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젊은 보수' 표심이 거대 보수정당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자 국민의힘 측에서도 '30대 당대표설'을 거론하는 등 인적 쇄신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60대 이상 인구가 자연 감소하면서 전통적 지지층이 사라지자 젊은 유권자를 고정 지지층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민주화 및 X세대라는 고정 지지층이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20대 여성 유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등 '30대 당대표설'이 거론되는 이유다. 김 당선인의 경우 국민의힘 비대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점, 청년 정치인이라는 '젊은 얼굴'이라는 점이 쇄신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다만 김 당선인은 "지금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뿐"이라면서 가능성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김 당선인은 12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 대회 출마 의사 여부를 묻는 말에 "아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역할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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