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 “의대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교수 저격… 의료계 ‘사분오열’

김은진 기자 2024. 4. 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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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악화·의료 현장 혼란 우려
“비난 의도 아냐”… 해프닝 일축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의료계의 목소리가 좀처럼 통일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공의 대표가 의과대학 교수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대 교수들을 ‘착취사슬 관리자’라고 표현한 글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1만2천명에 휘둘리는 나라, 전공의를 괴물로 키웠다’ 제목의 한겨레신문 기사를 올리면서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정부와 병원”이라고 기사 본문의 내용을 옮겨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일부 교수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 온 의대 교수들까지 적으로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박 위원장의 SNS 글과 이로 인한 교수들의 비판은 가뜩이나 사분오열된 의사들 사이의 갈등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2천명 증원 전면 백지화’를 포기하고 어느 정도 증원을 용인하는 쪽으로 여지를 둬야 한다는 온건파와 정부가 증원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대화는 없다는 강경파로 갈렸다. 여기에 차기 의협 회장은 의협 비대위원장의 자리를 요구하며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한편 의대 교수들이 집단으로 낸 사직서의 효력 발생 시점이 다가오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은 더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학 측이 교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지만 25일이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는 만큼 이때부터 실제로 사직 상태가 돼 병원을 떠나는 의대 교수들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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