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에서 남매로···최초의 '이성 샴쌍둥이' 62세로 사망

박윤선 기자 2024. 4. 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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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쌍둥이 중 최고령이자 최초의 '이성' 샴쌍둥이였던 로리 샤펠과 조지 샤펠이 향년 62세로 세상을 떠났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 결합 쌍생아로 기록되었던 이들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에서 지난 7일에 62세 202일의 나이로 별세했다.

남성 결합 쌍생아의 경우, 2020년 68세의 나이로 사망한 로니 갈리온과 도니 갈리온 형제가 최고령 사망자다.

반면 사망한 샤펠 남매의 경우 2007년 조지가 트렌스젠더임을 공개하며 다른 성별을 띠는 최초의 결합 쌍생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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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사망한 샴쌍둥이 로리와 조지 샤펠./AP 연합뉴스
[서울경제]

샴쌍둥이 중 최고령이자 최초의 '이성' 샴쌍둥이였던 로리 샤펠과 조지 샤펠이 향년 62세로 세상을 떠났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 결합 쌍생아로 기록되었던 이들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에서 지난 7일에 62세 202일의 나이로 별세했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결합 쌍생아는 두 사람이 한 몸을 공유하는 쌍생아를 의미한다. 두개골이 융합된 형태, 가슴 아래로 융합돼 심장을 공유하는 형태, 하체만 공유하는 형태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샴쌍둥이(Siamese twins)’라고도 불린다.

로리와 조지 남매는 1961년 펜실베니아주 웨스트 리딩에서 두개골이 부분적으로 융합된 형태로 태어났으며 필수 혈관과 뇌의 30%를 공유하며 살아왔다. 이들을 결합쌍생아의 가장 희귀한 형태로 약 2~6%에 불과하다. 로리는 신체 움직임에 제약이 없었지만, 조지는 척추이분증으로 인해 걸을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결합 쌍생아는 약 20만 번 중 한 번 나타나고 절반은 사산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생존한다고 해도 일반인보다 수명이 짧다. 당초 전문가들은 샤펠 남매의 수명을 30세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예측 수명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기간 생존하며 세계 최고령 여성 결합 쌍생아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종전의 기록은 지난 2015년 53세의 나이로 사망한 결합 쌍생아 마샤 크리보실랴포바와 다샤 크리보실랴포바다. 남성 결합 쌍생아의 경우, 2020년 68세의 나이로 사망한 로니 갈리온과 도니 갈리온 형제가 최고령 사망자다.

로리 샤펠(왼쪽)과 조지 샤펠.

결합 쌍생아는 생물학적으로 일란성 쌍둥이의 수정란이 분열되지 않으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같은 유전체를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성별을 띄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 사망한 샤펠 남매의 경우 2007년 조지가 트렌스젠더임을 공개하며 다른 성별을 띠는 최초의 결합 쌍생아가 됐다. 조지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았으나 스스로를 남성이라고 생각했으며, 본래 그의 이름이었던 ‘도리’를 ‘조지’라고 바꾸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소년으로 태어났어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너무 힘들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거짓말을 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리와 조지 남매는 한 평생 함께 살았으나 각자의 삶을 존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리는 아마추어 볼링 선수로 활약했으며, 조지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서 공연하는 컨트리 가수로 활동했다. 일상 생활에서도 샤워 일정을 서로 다르게 하고 각자의 침실을 갖고 번갈아 사용하는 등, 사생활을 중시했다고 한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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