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연기'→'스다 마사키 출연'···감독이 밝힌 '기생수: 더 그레이' 비하인드 [정지은의 무비이슈다]

정지은 기자 2024. 4.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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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 비하인드
속도전 통했다···넷플릭스 TOP 10 1위 등극
이정현 연기 논란? "제대로 표현해"
스다 마사키, 시즌 2 출연하나
[서울경제]
정지은 영화 기자와 함께 영화 이슈에 관한 수다를 나눕니다. '무비이슈다'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전 세계 넷플릭스 TV 쇼 부문 순위 TOP 10에서 1위를 차지하며 비영어권 부문을 넘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생수: 더 그레이'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에 지난 9일 연상호 감독을 만나 직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기생수: 더 그레이' 스틸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시청자 사로잡은 속도전 = '기생수: 더 그레이'에 호평이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초반부의 속도감 있는 전개에 있다. 1화 초반부부터 기생생물의 인류 침략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가 시선을 사로잡고 이어 마트 점원으로 평범하게 살고 있던 주인공 수인(전소니)이 위험에 처하고 기생생물 하이디를 만나 극적으로 기생생물과 공존하게 되는 과정이 재빠르게 그려진다. 동시에 기생생물을 처치하는 전담반 '더 그레이'의 이야기까지 등장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에 대해 연 감독은 "전반적으로 스릴러 장르에 수사극 형태를 만들려고 했다. 그 주제를 어떻게 전체 6화에 걸쳐 극적으로 넣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 초반부에서 기존 설정들을 빨리 털어야 뒤쪽 이야기를 빨리 진행시킬 수 있었다. 다른 회차에 나눠져 있는 부분들을 1화에 합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 스틸 /사진=넷플릭스

◇연상호 덕질에 완성도는 ↑ = 연 감독은 평소 '기생수' 원작의 팬임을 매우 강조한 바 있다. 주요 행사에서도,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는 '기생수' 원작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좋아하는 작품이 있으면 팬픽을 그리기도 하지 않나. 그런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원작 배경을 한국으로 옮겨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가지만 연 감독은 원작의 요소들을 다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원작에 있는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짜야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 미기가 신이치의 심장을 치료했을 때 일정 부분 잠드는 시간이 생기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도 미묘하게 수인과 하이디의 관계에서 살렸다. 원작 바탕 영화에서 날개 달린 기생수가 나오는데 그런 부분도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중요하게 나온다. 원작의 설정을 미묘하게 가져왔다"고 전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 스틸 /사진=넷플릭스

◇이정현 연기 논란이라고? "제대로 표현했다" = '기생수: 더 그레이'는 초반부 더 그레이 팀의 팀장 준경(이정현)의 다소 들뜬 연기력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린 바 있다. 남편을 기생생물에게 잃고 기생생물들을 잡아내는 팀의 수장이 된 준경의 캐릭터 설정상 이정현의 연기 톤이 인물과 맞지 않는다는 평이 이어졌다. 평소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했던 이정현이기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더욱 극단적으로 갈렸다.

하지만 이는 연 감독의 디렉팅의 결과로도 보인다. 연 감독은 "준경은 큰 고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남편이 어떤 괴물에게 죽었고 여전히 그 남편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존재 옆에 계속 있어야 하는데도 남편의 복수를 하려고 한다. 고통을 숨기기 위해 가짜 광기의 가면을 쓰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현의 연기 배경에 대해 "가짜 광기의 가면을 수인과 하이디를 통해 벗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진짜 이면은 플래시백 이후에 깨어났을 때의 얼굴이다. 남편 기생수가 죽었을 때의 표정이 오히려 진짜 준경의 모습과 가까운 모습이라 생각한다. 후반부에 갈수록 수인과 하이디를 만나 가면들을 벗어가고 그 과정을 이정현 배우가 잘 표현해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생수: 더 그레이' 스틸 /사진=넷플릭스

◇타격감 넘치는 액션신 비하인드...공간의 의미 = 연상호가 생각한 '기생수'의 메시지 = '기생수'는 인간과 기생생물의 공존, 혹은 대립을 다루며 인간 사회의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연 감독은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는가에 대한 작품이다. 인간도 기생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것이 기생이 아닌, 의지라는 관점으로 생각해 보게 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로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들이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이 시리즈의 클라이맥스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 말처럼 연 감독은 엔딩에 존재하는 최종 액션신의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을 기념하는 전쟁 기념관을 택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름이 없는 기생생물이 본 인간의 조직을 상징화하는 공간이 마지막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목사 권혁주(이현균)가 인간의 세상은 조직에 기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최종적으로 수인과 하이디가 모든 존재는 의지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을 깨닫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세계관의 차이가 있는 인물들의 대결을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 스틸 /사진=넷플릭스

◇스다 마사키 출연하는 시즌 2 제작설? = '기생수: 더 그레이'의 마지막 장면에서 일본의 톱스타 배우 스다 마사키가 등장한다. 스다 마사키의 출연 배경에 대해 연 감독은 "친한 양익준 배우가 일본에 '아, 황야'라는 영화를 스다 마사키와 공동 주연을 맡아 찍었다. 그 영화를 통해 나도 스다 마사키 배우를 알게 됐다"며 출연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시즌 2의 제작 가능성과 배경에 대해 묻자 연 감독은 웃음을 터뜨리며 답했다. 그는 "8년이 흐른 이후 무언가를 파헤쳐 가는 내용이 될 것 같다. 상상하는 건 자유이긴 하다만 제작이 되는 것은 결재가 떨어져야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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