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팀이 MVP팀을 만난다···6강 이어 4강도 ‘우승후보’ 빅매치
부산 KCC는 개막 전 ‘슈퍼팀’이라고 불렸다. 지난 시즌에 리그 최고 인기 스타 허웅과 ‘빅맨’ 이승현을 영입한 뒤 올시즌을 앞두고는 서울 SK를 왕좌에 올렸던 포워드 최준용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기존 핵심 선수인 라건아에 송교창까지 군에서 전역을 앞둔 채 개막을 맞은 KCC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정규리그 개막과 함께 양상은 달라졌다. 최준용과 이승현을 중심으로 부상이 반복되면서 전력을 풀가동하지 못한 KCC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 5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6강 팀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창진 감독은 “창피하다”며 고개숙였지만 그 뒤 제대로 일어섰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SK를 3전 전승으로 뚫고 4강에 올랐다. SK는 올시즌 개막 전 KCC와 함께 ‘2강’으로 꼽힌 또 하나의 우승후보였다. 역시 김선형의 공백 등을 극복하지 못한 SK를 상대로 ‘완전체’가 된 KCC는 완승을 거두며 몸을 풀었다.
이제 4강에서 정규리그 1위 원주 DB가 이 슈퍼팀을 상대한다.
DB는 개막 전만 해도 예상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으나 개막 7연승으로 출발한 끝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올시즌 최강 팀이다. 디드릭 로슨, 강상재, 김종규가 새로운 ‘DB산성’을 구축하면서 평균 89.9득점의 강력한 공격 농구로 리그를 점령했다. 올시즌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들을 쏟아낸 끝에 이선 알바노가 아시아쿼터 선수 최초로 국내선수 MVP를 차지했고, 로슨은 외국인 선수 MVP를 수상하면서 정규리그 MVP를 독식했다.
흔들림 없이 달려온 뒤 휴식까지 더한 ‘MVP팀’ DB가 6강을 거치며 단단해진 ‘슈퍼팀’ KCC와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1차전을 갖는다.
정규리그에서는 DB가 KCC를 5승1패로 압도했지만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KCC는 정규리그의 KCC가 아니다. 반대로 KCC는 MVP들이 모여 있는 정규리그 1위 DB를 상대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역사를 새로 써야 한다.
강상재와 최준용, 김종규와 이승현, 로슨과 라건아의 매치업과 함께 사령탑의 특별한 대결도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결정할 변수다. 초보사령탑 돌풍을 일으킨 김주성 DB 감독과 KBL 역대 사령탑 최다승 2위인 베테랑 전창진 KCC 감독의 플레이오프 첫 대결이다. 전창진 감독이 DB의 전신 TG삼보와 동부를 지휘하면서 3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할 당시 ‘동부산성’을 이끌었던 에이스가 김주성 감독이었다. 5전3선승제의 단기전 승부에서는 선수단 운용을 통한 벤치의 역량이 더욱 드러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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