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일품진로 숙성되는 비밀의 장소, 하이트진로 100년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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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부발읍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공장 내 증류주 제작 파트에 들어서자 알코올과 나무가 섞여 술이 익는 향이 풍겼다.
숙성실 목통의 원액을 활용해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가 만들어지는데 이 일품진로의 모태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천 공장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 네 곳 중 가장 오래된 시설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소주 생산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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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부발읍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공장 내 증류주 제작 파트에 들어서자 알코올과 나무가 섞여 술이 익는 향이 풍겼다.
증류 원액이 저장된 은색 탱크 사이를 지나면 공장 가장 안쪽에 자리한 목통 숙성실이 나온다. 숙성실에는 양옆 높이 약 8m 정도의 선반에 200ℓ짜리 갈색 목통 5000여개가 층층이 쌓여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를 함께해 온 소주 개발의 산실을 공개했다. 국내 상장 기업 중에선 9번째이자 식음료업계에선 처음으로 10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증류식 소주 설비 증설을 검토함과 동시에 올해 24년산 일품진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숙성실 목통의 원액을 활용해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가 만들어지는데 이 일품진로의 모태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4년 10월3일 출시된 '진로'는 현존하는 국내 최초의 양산 소주이자 증류식 소주다. 이천 공장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 네 곳 중 가장 오래된 시설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소주 생산 공장이다.
이렇듯 숙성실 내 목통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녹슬거나 색이 바래 목통마다 색의 진하기가 달랐다. 목통은 숙성된 지 1년 된 것부터 24년이 지난 목통 등 다양한 원액이 보관 중이다. 이곳 목통에서 만들어진 일품진로 18년산, 19년산 등 한정판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영규 양조팀 증류주 제조 파트장은 "과거에 10년 숙성 제품을 출시한 적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 니즈가 있다면 다양한 숙성 원액을 활용한 제품화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숙성실의 온도는 10.2도, 습도는 80%로 20도 안팎의 실외와는 달리 서늘한 상태였다. 증류주의 균일한 맛을 위해 숙성실 환경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관리한다. 이 오크통에선 원액이 숙성된 뒤 나무 안에 있는 화합물 셀룰로스와 반응해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와 '일품진로 OAK43', '진로 1924', '일품진로 기념주' 등으로 만들어진다.
100년 전 출시된 '진로'는 증류식 소주의 부침을 함께 해왔다. 하이트진로는 초기 공장 건물의 대부분을 목통 2만여개로 구성했다가 희석식 소주에 밀리자 목통 양을 줄이기도 했다. 1965년 정부의 양곡관리법 개정으로 쌀로 술을 빚지 못하게 돼 희석식 소주에 대표 '서민의 술' 자리를 내주면서다. 이후 증류식 소주 생산이 다시 가능해지면서 2007년 '일품진로'를 출시해 증류식 소주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팬데믹을 거치며 다시 유행을 맞은 증류식 소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복 이천공장장은 "증류식 소주가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주류 문화도 풍성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100주년을 맞아 증류식 소주 설비 증설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100년을 위한 R&D 기술 혁신 계획의 일환으로 주류 통합 연구소를 구축한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용인시에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전장우 하이트진로 연구소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류 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따로 있는 맥주(강원 홍천), 소주(충북 청주) 연구소를 통합해 주류 제품 개발과 식품 안전 분야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소주와 맥주 외에도 하이트진로가 하지 않았던 청주, 위스키 등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천(경기)=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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