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바짝 추격…대선까지 7개월 복병은 많다

오차 범위 고려 땐 지지율 거의 같은 수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오벌룸으로 향하고 있다. 델라웨어주 별장에 머물던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14일 저녁에 백악관으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되자 급히 돌아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뒤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를 바짝 따라붙으면서 거의 동률을 이룬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발표된 뉴욕 타임스-시에나대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바이든 대통령은 45%를 기록했다. 두 기관의 2월 말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 대 43%로 앞선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이달 7~11일 10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의 오차범위(±3.3%포인트)를 고려하면 사실상 동률로 볼 수도 있다.

뉴욕 타임스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이들의 재결집을 그의 지지율 상승 이유로 꼽았다. 2월 말 뉴욕 타임스-시에나대 조사에서는 2020년에 표를 준 후보를 다시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97%, 바이든 대통령은 83%였다.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94%, 바이든 대통령 89%로 격차가 줄었다. 인종별로는 백인들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세는 변화가 미미하지만 흑인이나 라틴아메리카계의 지지율이 올랐다.

미국 언론들과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달 7일 국정연설을 바이든 대통령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계기로 제시한다. 그는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고 “전임자”라는 표현을 쓰며 맹공을 가했다. 1시간 넘게 힘 있는 연설을 한 장면이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정 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낮지만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가 개선되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공화당 경선이 사실상 끝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려온 ‘컨벤션 효과’가 사라졌다.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에서 보수적인 주 대법원이 임신중지를 매우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을 승인한 판결이 잇따르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소재가 재조명되는 상황도 있다.

최근 나온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도 다수가 이번과 비슷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전후로 16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했을 때 연설 전 2%포인트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는 연설 후 1%포인트로 줄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세하게 앞선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인터넷 매체 더힐이 600여개 여론조사 추이를 종합한 결과로는 지난 12일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9%, 바이든 대통령은 44.3%로 0.6%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선까지 7개월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지지율에 영향을 줄 요인과 변수들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부터 뉴욕 법원에서 성관계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된 회계 부정 사건 공판기일이 열린다. 그가 기소된 4건의 사건들 중 처음으로 재판이 본격화되는 이 사건은 선고 결과가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어지는 고령 논란, 가자지구 전쟁, 이란-이스라엘 충돌, 확실히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 요소들과 직면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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