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윤희 시집 '우로보로스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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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지하철역 출구 상가의 마네킹이 입고 있던 꽃무늬 블라우스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린다.
표제시 '우로보로스의 원'에서도 그리움은 이어진다.
시인은 "인간과 자연의 생멸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연성이 길게 이어지면서 스스로의 꼬리를 물고 도는 뱀의 형상인 우로보로스의 원처럼 윤회의 과정을 거치며 영원성을 가진다는 철학적 개념을 시 전반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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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우로보로스의 원 = 한윤희 지음.
"그건 우리 엄마가 좋아하던 옷 / 고향 집 앞마당 백일홍 닮아 / 꽃구경 갈 때면 입고 나서시던 옷 // 요양원 가자 할 때 앉아 챙기며 우시던 옷 / 구름 꽃 되어 입고 가신 / 울 엄마의 꽃무늬 블라우스"
시인은 지하철역 출구 상가의 마네킹이 입고 있던 꽃무늬 블라우스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린다. 그리움이라는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 절절한 감정이다.
표제시 '우로보로스의 원'에서도 그리움은 이어진다.
"눈물이 마르는 동안 / 어머니의 한 생애가 돌고 / 우주가 돌고 / 우주의 우주가 돌고… / 만물이 다 / 우로보로스의 원을 따라 돈다"
우로보로스(Ouroboros)란 자기의 꼬리를 물어서 원의 모양을 만드는 뱀이나 용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로, 시작이 곧 끝이며 끝이 곧 시작인 윤회 또는 영겁회귀를 상징한다.
시인은 "인간과 자연의 생멸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연성이 길게 이어지면서 스스로의 꼬리를 물고 도는 뱀의 형상인 우로보로스의 원처럼 윤회의 과정을 거치며 영원성을 가진다는 철학적 개념을 시 전반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5월 시 전문지 '심상'의 상반기 신인상으로 등단한 한윤희 시인이 5년간 쓴 시 79편이 수록됐다.
심상. 132쪽.
▲ 한국 근대소설사 = 김영민 지음.
연세대 국문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1890년대부터 1910년대 말까지 한국 근대소설의 발생과 전개 과정을 정리하고 그 특질에 대해 연구한 이론서다.
작가론을 중심으로 문학사를 구성하지 않고 매체와 양식론을 중심으로 문학사를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는 문학사 및 문화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작가가 아니라 매체라고 말한다.
"매체는 작가의 취향보다는 독자의 취향을 고려한다. 그런 점에서 독자 또한 문학사와 문화사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 가운데 하나가 된다. 독자 역할의 중요성은 근대소설 양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근대 문체의 변화 과정을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1997년 초판이 나온 책을 전면 수정·보완했다.
한국 근대소설사의 출발과 전개 과정에 대해 가능하면 쉽게 그리고 명료하게 서술해 문학사의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한국 근대소설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끔 했다고 저자는 밝혔다.
소명출판. 514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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