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리플 CEO 한목소리…파리블록체인위크 달군 주제는 '규제'
시장 전망은 낙관적…팀 드레이퍼 "블록체인, 신뢰 사회 만드는 기술"
(파리=뉴스1) 박현영 기자 = 유럽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중 하나인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4'가 75개국 8500명 이상의 참가자 수를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열린 메인 행사에서는 블록체인 업계 현황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전망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진 주제는 단연 '규제'였다. 리차드 텅(Richard Teng)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 등이 전 세계적 규제 불확실성과 미국의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하지만 규제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비트코인이 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전 세계적 규제 불확실성·보수적 SEC 등 '저격'
우선 메인 행사의 막을 연 연사는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다. 레오 슈워츠 포춘지 기자와의 대담으로 진행된 리차드 텅 세션에선 규제에 관련한 질문이 집중됐다.
리차드 텅은 지난해에만 전 세계 국가로부터 받은 규제 관련 요청이 5만8000여개에 달했다며 이에 모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가상자산 시장에 여전히 규제 불확실성이 존재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대응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럽의 미카(MICA)처럼 가상자산 산업에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는 국가들도 있다. 미카에 대해선 완전히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전 세계 국가의 3분의 2는 가상자산에 관한 규제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자산을 규제하는 나머지 3분의1은 통일성 없이 제각기 다른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리처드 텅은 "특정 국가에서는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간주해 상품 규제 기관에서 관할하고, 또 다른 국가에서는 증권으로 간주해 증권 규제 기관이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낸스 입장에서는 (각국의) 규제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규제가 가장 큰 고충"이라고 덧붙였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도 PBW2024의 주요 연사로 참여, 전 세계 가상자산 규제 흐름을 좌우해온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는 SEC와 3년 가까이 소송전을 치른 바 있다.
그는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결국 (발행사들은) ETF 상장을 위해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까지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건들을 승인하지 않았지만, ETF 신청사 중 하나인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다음에야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 이 같은 SEC의 행보를 비판한 것이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알트코인 ETF도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해 갈링하우스는 "알트코인 ETF들이 승인될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중요한 건 현재 SEC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가 1년 반에서 2년 뒤엔 위원장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비트코인'…"여전히 저평가됐다"
전 세계적 규제 불확실성 탓에 가상자산은 여전히 제도권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행사 참가자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메인 행사 2일차였전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실리콘밸리 '투자의 귀재'로 잘 알려진 팀 드레이퍼(Tim Draper)가 등장했다. 비트코인에 관한 긍정적인 전망을 꾸준히 제기해 온 드레이퍼는 이번엔 블록체인 기술의 속성을 내세워 낙관론을 펼쳤다.
드레이퍼는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블록체인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하고, 중앙 집중식 거래의 필요성을 없앤다"고 강조했다.
전 페이팔 최고경영자(CEO)이자 페이스북(현 메타)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디엠(구 리브라)'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 라이트스파크 CEO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리브라에서 얻은 교훈은 전 세계 돈의 흐름을 바꾸려면 결국엔 '진짜 탈중앙화된' 비트코인을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유일하게 '중립적인' 글로벌 결제 자산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같은 가능성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이 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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