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디올 대신 명품 ETF 사볼까…수익률 '럭셔리'
금리 인하·파리 올림픽 관광객 명품 소비 증가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갖고 싶었던 명품백 가격이 인상돼서 못 사게 됐어요. 명품 ETF 투자라도 해서 돈이라도 벌어야겠어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주식을 담은 국내 럭셔리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등하며 '럭셔리'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상위 유럽 명품 기업에 투자하는 ETF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는 올 들어 13.45% 뛰었다. 이 ETF의 운용자산은 179억원 규모다.
이 ETF는 까르띠에·피아제 등으로 유명한 리슈몽, 루이비통·디올 등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구찌·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어링, 에르메스, 페라리, 몽클레어 등 유럽 정통 최상위 명품 기업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같은 기간 파리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명품 기업과 버버리, 랄프로렌, 벤츠 등의 주식을 담고 있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도 6.33% 올랐다. 'HANARO 글로벌럭셔리S&P'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럭셔리 지수(Global Luxury Index)를 추종하는 ETF다.
글로벌 럭셔리 ETF들이 연초 이후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것은 유럽 명품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명품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인 LVMH 주가는 올 들어 9.33% 상승했고, 에르메스 주가도 올해 20.8% 급등했다. 에르메스는 지난달 말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리치몬트 주가도 같은 기간 17.9%나 올랐다.
불경기에도 국내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들은 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가격을 올려도 잘 팔린다'는 명품 브랜드들의 자신감이 반영되면서 인상 기조도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은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올 한국법인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56억원으로 전년(9295억원) 대비 12.5% 증가했다. 에르메스의 한국 법인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도 7972억4437만원으로 전년(6501억7510만원) 대비 22.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약 12% 뛴 2357억866만원을 기록했다.
김천흥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지난해 4분기 유럽 명품 ETF의 톱5 종목이 모두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며 "에르메스는 3분기 연간 매출액 성장률 15.6%보다 더 가속화된 17.5%를 보이며 명품 매출의 반등을 보였다. 특히 고가의 핸드백이 시장의 기대치를 두배 가까이 뛰어 넘으면서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품계 '큰손'인 중국인들의 수요 회복과 함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에 어필하는 브랜드 전략도 명품 브랜드들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명품 소비 둔화 속에서도 최상위 브랜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중국인의 해외여행에 따른 매출 기여가 아직 2019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점진적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유층을 충성 고객으로 거느리고 있는 명품 산업은 일반 소비재에 비해 경기를 덜 타는 편이고, 희소성에 기반해 명품의 가치가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한다. 불황에 강하고 장기 투자에 적합한 것이 럭셔리 ETF·펀드 장점이다.
운용업계는 명품 소비가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서 올해에도 꾸준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7월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명품 소비 여력이 증가해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매니저는 "미국과 유럽 모두 올해 금리 인하가 기대되고 있다. 금리를 낮출 경우 소비 여력이 증가해 명품주들에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프랑스 파리에서 10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높은 관광 수요가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관광객들의 명품소비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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