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업황부진·원자잿값 상승에 작년 이어 1분기도 '고전'

김동규 2024. 4. 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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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영업익 14% 축소 전망…현대제철 이익은 '반토막' 우려
투자업계 "작년 말 바닥 쳐…2분기 계절적 성수기 맞아 실적 개선 기대"
포스코 포항제소 용광로에서 나오는 열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철강업계가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시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가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철강 산업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과 함께 주요 업체의 리더십 교체에 따른 기대감으로 2분기 실적 개선 전망도 나온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최근 3개월간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종합한 결과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천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19조1천549억원으로 1.2%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 등 철강 사업 부문 실적만 놓고 보면 1분기 매출은 작년 1분기(15조7천7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업이익 역시 작년 같은 기간 실적(3천380억원)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철강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철광석과 원료탄의 가격이 상승해 1분기 이익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철강 수요 부진 속에 작년 4분기에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철강 스프레드가 하락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안회수 애널리스트는 이에 더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포항 4고로의 개·보수와 2023년 임단협 합의 인건비 상승분 반영, 해외 철강 법인들의 아시아 철강 시황 부진에 따른 이익 축소 등을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았다.

철강업계 2위 현대제철도 지난 1분기 포스코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천136억원으로 1년 전(3천339억원)과 비교해 66.0% 감소하면서 반토막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6조3천47억원으로 1.3% 축소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제철의 경우 판재 부문에서 원료 투입 가격이 상승했으나 수요 산업의 부진과 저가 수입산의 영향으로 판가 인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이익이 축소됐고, 봉형강 부문의 경우 주택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철근 판매량 부진으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그룹과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등의 1분기 실적도 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 역시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시황 부진으로 철근 시황이 특히 부진했던 것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철근·형강 등을 아우르는 제품군인 봉형강은 동국제강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국내 1위 특수강 업체인 세아베스틸의 경우 저가 수입산 물량 증가 및 전방산업 수요 부진 등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1분기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업계는 국내 철강산업이 중국 및 건설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곧 바닥을 치고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와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철강업계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최대 철강 시장이자 공급처인 중국은 엔데믹에도 투자·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제조업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2분기가 계절적 성수기라는 점도 철강업계가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철강 산업은 수요 침체로 장기적으로 업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단기 사이클 측면에서 지난 4분기에 이미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철강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됐고, 유통상으로의 가격 상승과 수요자들과의 가격 인상이 2분기 본격화되면서 철강은 부진에서 탈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NK투자증권 역시 "2분기 차 강판, 후판 등의 가격 인상 반영으로 철강 실적이 의미 있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그룹의 리더십 교체에 따른 철강 사업 부문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취임한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은 취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철강 사업은 포스코의 기본"이라고 강조하고, 이어진 철강 업황 관련 질문에 "철강의 경우 (위기의 골이) 그렇게 깊거나 길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3일 단행한 포스코 인사에서는 생산기술본부를 폐지하고 포항제철소장과 광양제철소장을 본부장급으로 격상해 제철소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철강 부문에 힘을 줬다.

현대제철 역시 작년 11월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출신인 서강현 사장을 새 대표이사(CEO)로 맞아 재무구조 개선 등 수익성 중신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박성봉 애널리스트는 "연초 1t당 140달러 중반까지 상승했던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가격이 이달 초 1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고, 원료탄 가격도 3월 들어 단기간 급락하면서 연초 고점 대비 25% 하락한 상황"이라며 "2분기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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