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첫 승 주인공' 송민규의 쓴소리 "자존심 상했다...선수들 너무 분한 마음 없었어"[오!쎈 인터뷰]

고성환 2024. 4. 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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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주, 고성환 기자] "전북이라는 팀이 6경기 동안 못 이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자존심 상했다."

전북은 13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에서 광주를 2-1로 꺾었다.

7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전북은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서 포항을 꺾긴 했으나 K리그에서는 3무 3패에 그치고 있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도 지난 제주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휘청이던 전북은 안방에서 광주를 잡아내며 드디어 포효했다. 승점 6점으로 9위까지 점프하며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동시에 광주 상대 전주성 10연승을 질주하며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송민규였다. 그는 티아고와 함께 최전방을 맡으며 전북 공격을 이끌었다. 송민규는 90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저돌적인 돌파와 압박, 이타적인 플레이로 광주 수비를 괴롭혔다.

결승골도 송민규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망을 갈랐다. 송민규의 올 시즌 리그 첫 골이자 전북의 첫 승을 완성하는 골이었다. 박원재 감독 대행도 "송민규가 거의 전북을 이끌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규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오늘 승리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수훈 선수로 선정된 송민규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힘든 상황 속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승리만 바라보고 준비했다. 선수들 마음가짐도 달랐다. 그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다음은 송민규와 일문일답.

- 상대 골키퍼 실수를 유도하면서 결승골을 만들었다. 훈련 때부터 주문한 부분이었나.

전술적으로 준비한 모습이 다 나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간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경기가 완벽할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두 번째 골도 전술적으로 끝까지 잘 만들어낸 것 같다. 잘 압박해서 골로 연결하지 않았나 싶다.

- 올해 리그 첫 골을 터트렸다. 후련할 것 같은데.

계속 개인적인 공격포인트보다는 팀의 승리만 원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동안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우리도 그랬지만, 팬분들도 그랬다. 우연찮게 내 골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돼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 사령탑이 없는 상황이다. 어렵진 않은가.

작년에도 이런 상황을 겪어봤다. 어떻게 보면 갑자기 한 순간에 감독님께서 떠나시게 됐다. 선수들은 죄송한 마음도 크고, 후회 아닌 후회도 많이 하게 된다. '있을 때 더 잘할 걸'하는 후회가 커서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도 박원재 코치님이 잘 다독여줬다. 구성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계속 소통해 주셨다. 그 덕분에 선수들도 슬픔과 미련을 버리고 이번 경기에 초점을 맞춰서 잘 준비한 것 같다.

-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불편함은 없다. 재밌게 하고 있다. 어떤 포지션이든 기회가 주어지면 내 스스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어려움 없이 계속 발전해 나갈 생각이다.

- 상대와 충돌하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부담감의 여파일까.

사실 경기를 뛰면서 나 스스로도 화가 좀 있는 것 같다. 전북이라는 팀이 6경기 동안 못 이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자존심 상했다. 물론 우리가 못해서 진 게 맞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너무 분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그냥 한 경기 뛰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그런 역할들은 형들이 해주는 게 맞는데 내가 해서 형들에게도 죄송스럽다. 형들과 미팅을 통해서 내가 더 조심하고 더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소통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발전한다면 경기력도 결과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 득점 후 상의 탈의 세레머니까지 펼쳤다. 어떤 기분이었는가.

굉장히 후련한 마음이 컸다. 나도 그동안 골이 없었다 보니까 기쁨을 표현하게 됐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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