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빚 갚아요" 이마저 한계상황…대책마련 절실[벼랑끝 소상공인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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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가게 운영비, 인건비 등 매달 나가야 하는 돈이 400만원이 넘지만 매출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대출 원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이 늘어나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대환대출을 확대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실제로 필요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정밀 조사를 통해 실제로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금융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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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액 27조3833억원
"대환대출 확대 적용해 이자부담 덜어야"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19 당시 매출이 줄어 신용보증재단 사업자 대출, 개인 신용대출에 손을 벌렸다. 대출 이자, 가게 운영비, 인건비 등 매달 나가야 하는 돈이 400만원이 넘지만 매출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김씨는 신규 대출을 시행해 사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렇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규 대출로 기존 대출 원리금을 갚으며 근근이 사업을 이어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출 이자 경감 등 마땅한 대책이 없을 경우, 폐업에 이르는 소상공인이 증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갚지 못하는 대출 규모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잇따른 금리 상승으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335만8499명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총 1109조665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대출자가 8만4851명, 대출잔액은 27조400억원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도 18조2941억원에서 27조3833억원으로 9조892억원 증가했다.
대출 잔액을 갚을 여력이 되지 않자, 신규 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일명 '돌려막기'로 버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인터넷 카페에서는 '추가 대출'을 문의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배달전문점을 운영한다는 이모씨는 "현재까지 1억이 넘는 대출을 받았지만, 장사를 이어가려면 대출을 더 받아야 하는데 더이상 대출 나올 곳이 없다고 하더라"며 "폐업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돌려막기도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출 원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이 늘어나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부터 빚을 많이 져 왔는데, 내수 경기도 부진하지 않냐"며 "금리상승에 부채까지 누적되다 보니 쌓였던 문제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의 퇴직금 역할을 하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건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 지난해 지급 건수만 11만15건이 넘었다. 이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수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갚을 능력이 안 되고 감당이 되지 않으면 소상공인들이 파산으로 이르게 되는 것"이라며 "신용도가 하락하고 재기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파산으로 가기 이전에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재 실시 중인 대환대출 정책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대환해줌으로써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중기부는 앞서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환대출 신청을 받아 8000억원 규모를 접수했다. 이달부터 2차 접수도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대환대출을 확대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실제로 필요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정밀 조사를 통해 실제로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금융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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