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참수부대 비밀병기는···은밀히 날아가 타격 ‘킬러 드론’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4.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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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히 날아가 적 목표물 파괴 및 제거
美, 자폭형 무인기 아프간전쟁에 활용
킬러 드론, 北위협 효율적 비대칭 전력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사의 킬러 드론 ‘로템(Rotem)-L’ 모습. 사진 제공=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서울경제]

지난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남한 영공을 침범해 서울시와 경기도 김포시·파주시, 강화도 상공을 휘젓고 다니는 사건이 발생했다. 침투한 북한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을 일부 통과했고, 용산 대통령실을 촬영했을 가능성을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심장부인 수도권 상공을 5시간 넘게 돌아다녔는데 우리 군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틀 후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은 북한 무인기와 관련해 “항적조사 결과 비행금지구역 북쪽을 지나간 것으로 확인했고 용산 대통령실 촬영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북한은 현재 1~6미터급 소형기 위주로 20여종 500대의 무인기를 북한이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폭형 등 공격형 무인기도 소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해 자폭형 무인기로 대통령실을 공격했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처럼 일명 ‘자폭형 무인기(킬러 드론)’의 위력은 전술무기급이지만, 효과는 전략무기급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무기로 적국 지도자도 은밀하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공격용 무인기의 위력이 확인되면서 각국이 킬러 드론 개발과 군의 전술무기로 도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킬러 드론, 北도발 억제에 가장 효과적

이에 한국군도 소형 자폭형 무인기 등 다양한 ‘킬러 드론’ 도입하기 시작했다. 소형 자폭형 무인기는 목표물을 향해 은밀히 날아 들어간 뒤 폭발해 타깃을 파괴 및 제거하는 무기체계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참수 부대’가 가장 먼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북한군 수뇌부를 제거하는 데 활용하기 위한 특전사의 자폭형 무인기는 무인공격기와 순항미사일이 혼합된 형태다. 무인공격기의 체공 성능을 유지하면서 순항미사일의 타격 능력을 보유한 하이브리드 체계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카미카제식 공격을 할 수 있는 무인기인 셈이다.

순항미사일보다 짧은 거리에서 작전하고 가격도 그만큼 싸다. 특전사는 약 100억원 어치의 자폭형 무인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인 항공우주산업(IAI) 사가 제작한 ‘로템(Rotem)-L’로 알려져 있다. 프로펠러가 4개 달린 쿼드콥터 형태로, 비행체 중량은 5.8kg, 작전거리는 10km에 이른다. 비행시간은 최대 45분으로 탄두(무게 1.2㎏)는 수류탄 2발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군 소식통은 “특전사의 자폭형 무인기 도입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에 있다”며 “유사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정권 수뇌부가 핵·미사일 도발을 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데 유용한 수단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요인제거용 자폭형 무인기 ‘로템-L’이 목표물을 향해 다가는 모습. 작전거리는 10㎞로 수류탄 2발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자폭형 무인기는 크기와 소음이 작아 유사시 북한군이나 북 요원 경호원들이 발견하기도, 격추하기도 어렵다. 무인기 앞부분에 탑재된 카메라로 병사가 표적을 식별해 공격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요원들이 등에 메고 휴대하다가 어떤 장소에서든 날려 보내 요인제거 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경우에 따라선 차량, 선박 등에서도 발진이 가능하다.

게다가 요인 암살 임무를 수행할 경우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다가 임무가 취소되거나 잘못된 표적(사람)으로 식별될 경우 공격을 멈추는 회피도 가능하다.

등에 메고 휴대하다 목표물에 날려 보내

자폭형 무인기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발해 운용 중이다. 그러나 이 분야를 가장 먼저 개척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세계 최초의 자폭형 무인기는 1980년대 개발된 이스라엘의 ‘데릴라(Deliah)’가 꼽힌다. 데릴라는 발사 전 목표가 입력되는 순항미사일과 달리 발사한 무인기의 무장관제사가 구체적인 목표를 식별하기 전에 목표 지역을 정찰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배회 미사일’로 불리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자폭형 무인기 시대를 알린 것은 이스라엘 IAI사의 ‘하피(Harpy)’다. 하피는 적 레이다 신호를 포착하면 그 방향으로 돌진해 자폭함으로써 적 레이다 장비 등을 파괴하도록 만들어졌다. 터키와인도, 중국 등에 판매됐고 우리나라도 100여 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피는 길이 2.7m, 비행체 중량 135㎏에 이른다. 탄두 중량 15㎏, 항속거리 500㎞의 성능을 지녔다. 이후 IAI는 하피를 개량한 ‘하롭’(Harop)를 개발해 여러나라에 수출했는데, 하롭은 지난 2016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군 초소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과 해병대, 특수부대가 도입해 실전에도 활용한 자폭형 무인기 ‘스위치 블레이드’. 사진 제공=미 에어로바이런먼트사

미국도 2010년대 들어 소형 자폭형 무인기들을 실전배치해 활용하고 있다. 미 육군은 2011년 에어로바이론먼트사의 ‘스위치 블레이드(Switch Blade)’ 소형 자폭형 무인기를 도입했다. 2012년 5월에는 미 해병대도 IED(급조폭발물) 매설팀을 발견했을 때 즉각적인 공격을 위해 스위치 블레이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미 특수전사령부 요원들의 ISIS(이슬람국가) 작전에서 스위치 블레이드가 사용된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의 스위치 블레이드는 산악이 많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즉각적인 근접항공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 저격수나 박격포 등에 대한 유용한 반격수단으로 활용됐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스위치 블레이드는 길이 610㎜, 비행체 중량 2.7kg으로 튜브에 담긴 채로 운반된다. 최대 10km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비행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러 카메라와 GPS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해 목표를 확인한 후 운용하는 사람의 명령에 의해 돌진해 자폭한다. 폭발 위력은 수류탄 수준이다.

폭탄·미사일 장착한 무인공격기도 개발

우리 군 당국도 다양한 국산 소형 자폭형 무인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등 국내 업체들도 선진국 제품을 모델로 국내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개발의 바탕이 되는 모델 중 하나가 미 육군 및 해병대가 사용하고 있는 ‘스위치 블레이드’(Switch Blade)이다. 미 에어로바이런먼트가 개발한 스위치 블레이드는 아프간전, 대IS 작전 등 여러 실전에서 이미 활용되면 그 위력이 검증됐다.

미국의 ‘리퍼’와 비슷한 국산 무인기도 개발 완료 단계에 도달했다. 국산 중고도 무인기(MUAV)로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무인기로 지난 2011년 시제기가 완성돼 조만간 마무리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감시정찰 기능만 있는 무인정찰기지만 ‘리퍼’처럼 폭탄·미사일을 장착하는 무인공격기로 개량될 예정이다.

이 모델은 길이 13m, 폭 25m로, 최대 고도 13㎞에서 운용될 수 있다. 비행시간은 최대 24시간으로 중동 국가에서 이 MUAV 수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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