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고 공사 못 해"…정비사업 수주 꺼리는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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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고금리,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민간 건설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공사비 인상 등으로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가 큰 폭으로 줄었다.
고물가, 고금리,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건설 수주액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건설경기 지원 방안과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다소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공사비 급증에 따른 어려움이 있어 사업성이 좋은 곳만 노리는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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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액 전년比 12% 감소
7개 건설사 수주 실적 제로…선별 수주 전략 선회
중견·중소 건설사, 기존 사업장 리스크 관리 집중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고물가, 고금리,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민간 건설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공사비 인상 등으로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가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 중 7개 건설사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단 한 건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조999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4조5242억원) 대비 약 12% 감소했고, 2년 전(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약 40%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는 1분기 부산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촉진2-1구역 재개발과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 사업 등을 수주하며 총 2조3321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1조4522억원), SK에코플랜트(2151억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총 7곳의 수주액은 0원으로 올해 수주 실적을 하나도 채우지 못했다.
고물가, 고금리,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건설 수주액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건설수주는 지난 4년간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전년 대비 17.4% 감소한 189.8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민간 주택수주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재건축과 신규주택 수주가 부진해 전년 대비 32.6% 감소한 54.4조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금액을 기록했다.
건설사들이 올해도 수익성이 확실한 정비사업에만 뛰어들면서 소규모나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외면받고 있다. 수주 경쟁이 치열했던 서울에서도 예전과 같은 수주전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도 당초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됐지만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 절차를 앞두고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건설경기 지원 방안과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다소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공사비 급증에 따른 어려움이 있어 사업성이 좋은 곳만 노리는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알짜배기로 꼽히던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도 유찰이 반복되고 있다.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고육지책으로 공사비를 증액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강남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시공사 선정 입찰에도 대우건설만 참여했고,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도 현장설명회에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DL이앤씨 단독 입찰로 유찰돼 재입찰공고를 냈다.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를 중단하는 등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 공사를 진행할수록 되레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 현장 리스크 관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정비사업지에 대한 사업성 검토는 계속하고 있지만 수주전에 뛰어든 곳은 없다"며 "신규 사업은 엄두도 못 내고, 기존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주택사업 경기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8.1포인트(p)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사업 경기 전망지수는 10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개선 전망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이하면 반대다.
주택사업 경기 전망지수는 2021년 하반기부터 기준선인 100.0 이하를 기록하면서 악화 전망이 계속 커졌다. 지난해 7월에는 93.2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악화' 전망이 더 큰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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