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석 얻고도… ‘PK책임론’에 親文·親明 충돌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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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PK(부산·울산·경남) 선거를 지원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계파 갈등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175석을 획득한 반면 40석이 있는 PK 의석은 줄어들자, 강성 친명(親이재명)계에서 문 전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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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PK(부산·울산·경남) 선거를 지원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계파 갈등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175석을 획득한 반면 40석이 있는 PK 의석은 줄어들자, 강성 친명(親이재명)계에서 문 전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친문(親문재인)계는 이재명 대표의 ‘영남권 전략 부재’ 결과라고 맞섰다. 공천 과정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충돌했던 양측이 차기 당권을 두고 또다시 명분 싸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PK 선거에서 5석을 얻었다. 4년 전보다 2석 줄어든 성적이다. 민주당은 윤석열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두자릿수’ 목표를 제시했지만, 부산에선 전재수(부산 북구갑) 의원 홀로 생환했다. 경남과 울산에서도 각각 3석,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108석으로 참패한 국민의힘은 PK에서만 34석을 쓸어갔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결집 ▲막말 논란 파급력 ▲민주당 영남권 전략 부족이 뒤섞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조국혁신당의 ‘범야권 200석론’이 PK ‘숨은 보수’를 자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산 출신 조국 대표는 유세 과정에서 200석을 전제로 탄핵을 거듭 암시했었다. 또 “야권 200석이면 김건희씨의 법정 출두를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PK가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곳인 만큼, 이런 발언들이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중도 표심에도 악재가 됐다는 것이다.
반면 이 대표 강성 지지층에선 문 전 대통령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전날 ‘재명이네마을’과 X(옛 트위터) 등에는 “문재인의 선거개입, 조국의 200석 설레발이 PK를 망쳤다” “문재인이 유세한 곳은 전부 패배” “전직 대통령이 설쳐 보수층을 자극했다” “숟가락 얹으려다 200석 막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문 전 대통령을 ‘해당행위자’ ‘매국노’로 비하한 글도 있었다.
수도권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 친명계 당선인은 “진보 진영 전체에서 PK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 발언들이 기대와 달리 반감을 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PK 유세 현장에서 “윤 대통령은 70평생 최악의 대통령” “야당들이 합쳐서 정신차리게 해주자”고 말한 데 대해 “야권 200석에 대한 보수층 위기의식을 자극한 면이 있다”고 했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강성 친명계의 ‘문재인 책임론’에 대해 “이재명이라는 인물 자체가 PK에서 문재인 대체재로 전혀 인정을 못 받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 지형이 완전히 양분됐는데 당이 이런 상황에 대한 전략이 없다”고 했다. 또 “올해 초 이 대표 ‘부산대 병원 패싱’ 때도 정무적 판단이 전혀 없었다”며 “당 차원에서 패인 분석을 하겠지만, 전직 대통령 탓을 하는 건 한심한 짓”이라고 했다.
부산·경남은 ‘노무현의 고향’(김해) ‘문재인의 동네’(양산)로 진보 진영엔 상징적인 곳이다. 또 부산 북구와 강서구는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총선 때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서울 종로 대신 출마한 곳이다. 당시 청중도 없는 명지시장 공터에서 연설을 했었다. 패배했지만 ‘바보 노무현’을 각인시키며 2년 후 대통령에 당선되는 계기가 됐다. 이런 곳에서 의석이 줄어든 만큼, 두 진영의 대립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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