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카드도 '트래블' 전쟁 참전…후발사 "선점 하나카드 잡아라"
NH농협카드가 올해 하반기 해외결제 특화카드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은행계 카드사가 전부 해외결제 특화카드 전쟁에 뛰어들게 됐다. 후발주자 카드사들은 시장을 선점한 하나카드를 따라잡기 위해 공항 라운지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상품 이용 방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오는 6월 이후 해외결제 특화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결제 특화카드는 오프라인에서 별도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화를 저렴하게 환전·결제·인출할 수 있는 카드다. 해외결제 특화카드의 대표적인 혜택은 외화를 사들일 때 환율을 100% 우대해준다는 점과 해외에서 결제·인출 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는 점이다. NH농협카드도 유사한 구조의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카드가 마지막으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은행계 카드사가 모두 경쟁에 참전하게 됐다. 앞서 하나카드는 2022년 7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해 전 카드사를 통틀어 가장 빠르게 해외결제 특화카드를 내놓았다. 해당 상품이 큰 인기를 끌자 지난해 5월엔 추가로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트래블로그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는 핀테크 '트래블월렛'과 손을 잡고 지난해 8월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올해 2월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놓았고 KB국민카드가 지난 8일 'KB국민 위시 트래블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KB국민카드는 이달 22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계 카드사와 달리 은행계 카드사는 외환 관련 업무를 하는 은행과 협력할 수 있어 해외결제 특화카드를 내놓기 유리하다. 실제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를 이용할 때 하나은행·하나저축은행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계좌를 앱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합병한 외환은행이 과거 국내 외환 거래의 대부분을 담당했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여 하나카드가 발 빠르게 해외결제 특화카드를 출시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카드도 신한은행의 외화계좌를 연결하도록 한 뒤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역시 KB국민은행·NH농협은행과 협력해가며 체크카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후발주자인 카드사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본적인 혜택에선 하나카드를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부수적인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카드는 △환전 가능한 통화의 종류 △100% 환율 우대 통화의 종류 △해외결제 수수료 △해외인출 카드 수수료 등 핵심적인 4가지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환전 가능한 통화의 종류가 41종에 달하는데, 41종의 통화를 사들일 때 모두 100% 환율을 우대해준다. 해외결제·인출 수수료도 모두 무료다. 반면 후발주자인 신한카드의 환전 가능한 통화는 각각 30종에 그친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해외에서 외화를 인출할 때 카드 수수료도 발생한다.
신한카드는 한도와 전세계 공항 라운지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외화 보유 한도가 5만달러(약 6900만원)에 이른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의 외화 보유 한도인 200만원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또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인데도 전 세계 1200여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하나카드도 본인 1인 정상 요금 결제할 경우 동반 1인까지 공항 라운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이 1+1 혜택은 국내 공항 라운지에 한정된다.
KB국민카드는 별도의 온라인 환전 과정을 생략한 신용카드를 출시해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뿐만 아니라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도 앱에서 원화를 충전해 환전 절차를 거치게 한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위시 트래블 신용카드는 일단 외국에서 이용한 뒤 나중에 환율 우대가 적용된 금액으로 결제 대금이 정산되는 구조다. 이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환율을 우대받아 결제한 것과 비슷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카드사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역마진 우려도 나오지만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편의성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돈이 되지 않는 상품이라는 건 모든 카드사가 알고 있지만 경쟁사에 뒤처질 순 없기 때문에 해외결제 특화카드를 너도나도 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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