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무시해?" 초등생 자녀 피멍 들게 때린 무속인 부모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집안 서열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를 온몸에 멍이 들도록 때리는 등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40대 무속인 부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3단독(황해철 판사)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46)와 B씨(46·여) 부부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 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피해 아동과 분리 조처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와 사실혼 관계인 무속인 B씨는 A씨의 친자녀인 C군(8)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지난해 8월과 9월 집에서 신문지 50장을 둘둘 말아 만든 몽둥이로 B군의 온몸을 여러 번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들 부부가 같은 이유로 C군에게 무릎을 꿇게 하거나 출입문을 보고 반성하라며 장시간 벌을 세우는 등 4차례에 걸쳐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공소장에 추가됐다.

지난해 9월에는 C군이 '서열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거짓말한다'며 신문지 100장을 말아 만든 몽둥이와 고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7시간 동안 온몸에 멍이 들도록 때리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C군이 7시간에 걸쳐 체벌 당하는 장면을 형인 D군(10)에게 지켜보도록 해 D군에게도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

반나절 이상 계속된 이들 부부의 신체적 학대로 당시 C군은 온몸에 피멍이 들었고, 타박상과 외상성 근육허혈을 입어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의 아동학대 사실은 C군의 몸에 난 멍 자국과 상처를 발견한 학교 측의 신고로 드러났다.

황 판사는 "이들 부부는 자녀의 난폭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체벌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의사나 상담 치료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부가 자녀를 함께 양육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학대가 이뤄진 점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들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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