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 자오러지와 평양서 회담... “北中관계 뿌리 깊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3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새로운 정세 속에 중·북 관계의 더 큰 발전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자오러지는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북한을 찾은 최고위급이다. 지난 11일 평양에 도착해 사흘간 머물면서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동하고,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 우호의 해 개막 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방북에서 시진핑과 김정은 간 정상회담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결속을 다지는 가운데, 중국은 5년 만에 최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보내며 북·중 밀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오러지는 이날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올해는 중·북 수교 75주년으로, 우리가 함께 걸어온 것은 화목한 이웃으로서 우호 관계를 맺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운명을 같이하며, 공동 발전한 75년”이라고 했다. 이에 김정은은 “중국 당정 대표단의 이번 방문은 관계의 뿌리가 깊고 견고하여 깰 수 없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 측과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 경험을 교류하여 전통적인 우의를 심화하고 관계의 새로운 장을 쓰길 원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에 대한 지렛대로 쓸 ‘북한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 교수는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국은 북한을 훨씬 더 지지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북·중 정상회담 논의도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러 군사 협력 등으로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가 올해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2019년 이후 5년 만의 양측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 밀착 속에 한·미·일· 대 북·중·러 신(新)냉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푸틴이 올해 중에 북한을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푸틴과 시진핑은 올해 만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윤선 연구원은 “북·중·러 권위주의 3국은 미국이 이끄는 동맹에 대해 안보 우려를 공유하지만, 중국은 북·러와 ‘철의 삼각관계’로 돌아가지는 않으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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