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트럼프 낙태금지 설계” 맹공…트럼프 “낙태권 깼다”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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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가 160년 된 낙태금지법을 되살리면서 낙태 권리가 미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당이 "트럼프가 낙태금지의 설계자"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깨뜨렸다"면서 낙태권 폐기와 관련한 자신의 역할을 자랑하면서 민주당과 각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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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가 160년 된 낙태금지법을 되살리면서 낙태 권리가 미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당이 “트럼프가 낙태금지의 설계자”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깨뜨렸다”면서 낙태권 폐기와 관련한 자신의 역할을 자랑하면서 민주당과 각을 세웠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임신 6개월까지 낙태권을 인정했으나, 2022년 6월에 이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의 결정에 맡긴 바 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최대 경합지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에서 “트럼프는 이 의료 위기의 설계자”라며 그가 다시 집권하면 더 나쁜 일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어떤 모습이겠나. 더 많은 금지, 더 많은 고통, 더 적은 자유”라며 “애리조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을 1800년대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1800년대가 아니라 2024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임신 중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과거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한 지 사흘 만에 애리조나를 방문했습니다.
민주당은 낙태 권리를 부정하는 이 판결과 관련해 청년층과 여성, 라틴계 유권자 등 핵심 지지층을 결속하기 위해 광고 캠페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지난 9일 4대 2 판결로 “연방법이나 주법에 1864년 법령의 운영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면서 1864년 낙태금지법이 지금 시행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1864년 제정된 애리조나주의 낙태금지법은 다른 주들이 임신 초기 낙태를 허용하는 입법을 하면서 사문화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공화당 소속의 당시 법무장관이 주 법원 판사를 설득해 낙태금지법 집행에 대한 차단 조처를 해제하게 했고, 이후 법정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이 법은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도 예외로 두지 않고,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나 낙태를 돕는 사람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로(로 대 웨이드 판결)를 뒤집는 것은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빼앗기 위한 더 큰 전략의 서막에 불과했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법관 3명을 직접 지명한 이유는 로 판결을 뒤집기 위한 것이었고 그의 의도대로 그들은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애리조나주에서 연설하고 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함께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로 대 웨이드를 깨뜨렸다”면서 낙태권 폐기를 옹호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무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주정부에 돌려주었고 주정부는 매우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부터 낙태 문제는 각 주가 투표나 입법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애리조나 판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리조나 판결이 나온 직후 “애리조나 판결이 너무 멀리 갔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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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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