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은퇴식 치른'서울맨' 고요한 "영광이고 보람이었다"

안영준 기자 2024. 4. 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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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만 20년 동안 446경기 뛰어
"타임머신 탄다면 2013 ACL 결승전 직전으로"
FC서울 원클럽맨 고요한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은 고요한의 공로를 인정해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영구결번 하기로 했는데, 이는 서울 구단의 첫 영구결번이다. 2024.4.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공식 은퇴식을 통해 20년의 선수 생활을 마친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고요한이 "선수로서 뛴 시간이 영광이고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포항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 고요한은 공식 대회 통산 446경기(K리그 366경기, FA컵 25경기, ACL 55경기)를 뛰며 40득점 39도움을 기록했다.

선수 생활 동안 K리그 우승 3회(2010·2012·2016년), FA컵 우승 1회(2015년), 리그컵 우승 2회(2006·2010년) 등 총 6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시즌 연속 서울의 주장도 맡는 등 서울의 찬란한 순간을 함께했다.

FC서울 원클럽맨 고요한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어머니와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은 고요한의 공로를 인정해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영구결번 하기로 했는데, 이는 서울 구단의 첫 영구결번이다. 2024.4.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날 고요한은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팬, 가족,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선수로서 서울에서 뛴 시간이 큰 영광이었고 보람이었다. 서울은 내게 꿈을 선물해 줬고 모든 것을 이루게 해준 구단"이라면서 자신이 20년을 바친 클럽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고요한은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는 6회의 우승을 꼽았고,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준우승에 머물렀던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꼽았다.

서울 산하 유스 팀인 오산고에서 코치로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한 고요한은 자신이 선수 시절 그랬듯 '투지 넘치는 멀티 플레이어' 선수를 육성하고 싶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어 "서울에서 선수로서의 꿈을 이뤘듯, 이 안에서 준비를 잘한다면 감독으로서의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서울의 사령탑을 향한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FC서울 원클럽맨 고요한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서포터즈 수호신과 은퇴 헌정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서울은 고요한의 공로를 인정해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영구결번 하기로 했는데, 이는 서울 구단의 첫 영구결번이다. 2024.4.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음은 고요한의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이제는 다칠 일이 없기는 하다.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선수로서 뛴 시간이 큰 영광이었고 보람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에 와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니 은퇴를 번복하고 싶은 마음도 들더라.

-은퇴식에서 눈물이 터진 이유는? ▶은퇴식 전에 울지 않겠다고 다짐을 많이 했다. 아내도 가서 울지 말고 차에서 미리 울라고 했다. 하지만 부모님 영상이 나오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항상 감사한 분들이다. 운동한다고 까칠하게 행동했어도 늘 사랑으로 보듬어주셔서 좋은 선수로 성장했다. 만감이 교차해서 눈물이 나왔다.

-은퇴식 소감은 직접 준비했나?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고, 말주변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직접 적어갔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팬들에게는 늘 감사함을 갖고 있다. 이제는 나도 수호신과 함께 서울을 응원하겠다.

-20년 돌아보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과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가장 좋았던 순간은 역시 우승컵을 들었을 때다. 개인 목표도 있었고 팀 목표도 있었지만 팀이 우승했을 때가 제일 좋았다. 아쉬웠던 건 2013년 광저우 에버그란데(당시)와의 ACL 결승전이다. 그때 죽을힘을 다해 뛰었으면 결과를 바꿀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년 동안 한 팀에서 뛴 결정이 지금 더 의미가 있을 텐데? ▶서울이라는 곳을 등지고 나가고 싶지 않았다. 물론 주변에서 좋은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흐르는 대로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열심히 해 왔다. 그 결과가 만족스럽다.

FC서울 원클럽맨 고요한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가족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은 고요한의 공로를 인정해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영구결번 하기로 했는데, 이는 서울 구단의 첫 영구결번이다. 2024.4.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에 고요한은? 고요한에게 서울은? ▶서울은 내게 꿈을 선물해 준 구단이고, 모든 걸 다 이루게 해준 곳이다. 서울에서 20년 동안 함께하고 영광스러운 모습을 함께했다는 점이 참 보람차다. 인생 통틀어서 절반을 바쳤다. 애정이 간다.

-영구 결번 소감은? ▶20년 동안 이 팀에서 치열하게 악착같이 뛰었던 순간들을 인정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서울에 몸담았던 시간이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

-'지도자 고요한'은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지? ▶지도자의 길을 걸은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헌신하고 투지 넘치며 모든 포지션에서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다.

-언젠가는 서울에서 감독도 할 수 있을까? ▶서울에서만 선수로 뛰었고 지도자의 시작도 서울에서 하고 있다. 이 안에서 계속 노력한다면 지도자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게 기회를 주지 않을까 한다. 내가 준비를 잘하고 있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면 어느 순간으로? ▶가서 결과도 바꿀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ACL 결승 2차전 시작 직전으로 가고 싶다. 서울에 있으면서 한 번도 하지 못했던 ACL 우승을 하고 싶다.

FC서울 원클럽맨 고요한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 앞서 여은주 대표이사로부터 감사패와 기념 액자를 받고 있다. 서울은 고요한의 공로를 인정해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영구결번 하기로 했는데, 이는 서울 구단의 첫 영구결번이다. 2024.4.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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