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오랜만 기분 좋다"던 김민우, 또또또 부상 이탈…'초비상' 한화 어떻게 대처하나

김민경 기자 2024. 4. 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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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김민우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공 4개만 던진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 한화 이글스
▲ 부상으로 급히 교체되는 한화 이글스 김민우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는 작년 6월에 부상을 당하고 이렇게 관중이 있는 야구장에 온 게 너무 오랜만이라 기분이 정말 좋더라."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김민우(29)는 지난 3월. 시범경기인데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가득 채운 한화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동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부진을 끊지 못하고 지난해 6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팬들의 함성을 못 들은 지 9개월 정도 흐른 시점이었다. 김민우는 당시 치열한 5선발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면서도 당장 마운드 위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김민우는 1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가 공 4개만 던지고 자진 강판했다. 직구 구속이 130㎞대로 형성될 정도로 어딘가 불편해 보였는데,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공을 더 던질 수 없었다. 김민우는 선두타자 서건창을 공 2개로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1사 후 최원준에게 볼 2개를 던진 뒤 한승주와 교체됐다.

한화 관계자는 "김민우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됐다. 현재 아이싱 치료 중이며 오는 15일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의 정도는 병원 검진 이후에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통증 부위가 팔꿈치이기에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 투수에게 팔꿈치와 어깨가 가장 민감한 부상 부위이기 때문. 한화는 일단 김민우의 통증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김민우는 올해 정말 절치부심하면서 시즌을 준비했다. 부활이 너무도 간절했던 김민우는 비시즌에 45일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사비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었지만, 오직 구속과 구위 향상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다. 몸무게를 10㎏ 이상 감량하면서 스스로 다그치기도 했다. 단순히 살을 빼는 목적이 아닌,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신체 변화로 보여준 것이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면서 살이 빠진 케이스라 시즌 중에 힘이 떨어질 걱정도 없다. 과거보다 몸이 좋아진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자신감 있게 시즌을 맞이했다.

노력은 결과로 나왔다. 김민우는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5선발 레이스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으면서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다. 12일까지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2이닝,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면서 안정감을 보여줬다. 시속 140㎞ 후반대까지 찍을 정도로 직구 구속도 향상됐고, 투구 내용도 좋았다. 왼쪽 날개뼈 부근 담 증세로 한 차례 등판을 쉬어간 것만 빼면 완벽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 한화 이글스 김민우가 13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투구 도중 어딘가 불편한 듯한 모습이다. ⓒ 한화 이글스
▲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내는 박승민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 한화 이글스

계속되는 긍정적인 행보에도 김민우는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5선발 경쟁에서 1순위로 언급될 때도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연습 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고작 이만큼 던지려고 내가 미국에 가서 그만큼 노력한 게 아니다. 아직 더 많이 해야 한다. 내가 어느 정도 해야 만족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단 선발 자리에 들어가는 게 첫 번째다. 그다음에야 좀 큰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이렇게 잘하면서 감독님 앞에서 시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굳은 각오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민우가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한화는 당장 대체선수를 물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슈퍼루키 황준서(19)다. 황준서는 시범경기까지 5선발 경쟁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도 당장 경험과 구위에서 앞선 김민우에 밀려 2군에서 시즌을 맞이해야 했다.

황준서는 김민우가 처음 담 증세로 이탈했을 때 대체 선발투수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달 31일 대전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나온 한화 고졸 신인 선발 데뷔승 기록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황준서가 1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자 불펜으로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멀티이닝을 던지는 임무를 맡았는데, 3경기에서 4⅔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최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김민우를 5선발로 발탁했을 당시 "김민우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황준서도 좋은 선수지만, 김민우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우의 부상은 분명 한화에 악재지만, 당장 황준서가 있어 그나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한화 이글스 황준서는 김민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 대체 선발투수 1순위가 될 전망이다.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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