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더비’서 완승과 함께 웃은 포항…6경기 무패, 선두 굳건히 [GOAL 현장리뷰]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이번 라운드 축구 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빅 매치, ‘김기동 더비’에서 포항스틸러스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포항은 이날 FC서울 원정에서 치열한 난타전을 벌인 끝에 완승을 거두면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하며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포항은 1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허용준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포항은 손승범과 윌리안(브라질)에게 내리 실점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포항은 이호재와 박찬용, 정재희의 연속골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승리를 거두면서 6경기 무패행진(4승1무)을 내달린 포항은 승점 16(5승1무1패)을 쌓으면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위 김천(승점 12)보다 한 경기 더 치르고 격차를 승점 4로 벌렸다. 반면 서울은 최근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하면서 순위표 6위(2승3무2패·승점 9)에 머물렀다.
이날 맞대결은 축구 팬들에게 가장 관심이 컸던 빅 매치였다. 겨우 내 김기동 서울 감독이 2019년부터 5년 동안 이끌었던 포항과 동행을 마친 후 서울 지휘봉을 잡고 나서 처음 ‘친정’ 포항과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이른바 ‘김기동 더비’로 불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그러나 ‘김기동 더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늘 경기가 너무 관심을 받지만, 별다르게 생각은 안 한다. 평소와 똑같은 경기처럼 준비했다”는 박 감독은 “김 감독이 포항을 잘 안다고 해서 그렇게 껄끄럽진 않다. 물론 장단점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크게 걱정은 안 된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의 여유는 이유가 있었다. 포항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울산HD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패배하며 출발이 좋지 못했지만, 이후 5경기 무패행진(4승1무)를 달리며 순위표 맨 위로 올라서는 등 ‘고공비행’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고참에서부터 맨 밑에 선수들까지 응집력도 좋다”는 박 감독은 “오늘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감독은 허용준을 선발로 내세우며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갔다. “용준이가 최근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동계 훈련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군에 내려가서 연습경기를 치른 후 컨디션을 확인한 결과 충분히 자기 역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투입했다. 아직 골이 안 터지고 있는데 이젠 터질 거라고 믿는다.” 박 감독이 설명한 허용준 투입한 배경이다.
박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포항은 이날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주인공은 허용준이었다. 전반 14분 백성동의 코너킥이 박찬용의 머리에 맞고 뒤로 흘렀고 허용준이 오른발로 밀어 넣으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올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터뜨린 허용준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연상케하는 ‘호우’ 셀러브레이션을 선보였다.
포항은 그러나 일격을 맞은 서울의 반격에 흔들렸다. 전반 추가시간 1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권완규가 머리로 연결 왼쪽 골대를 강타했다. 하지만 세컨드볼을 손승범이 재빠르게 밀어 넣었다. ‘성골 유스’ 손승범은 프로 데뷔 3경기 만에 데뷔골을 기록했다. 후반 19분엔 강상우가 페널티 박스 밖 왼쪽 측면에서 내준 컷백을 오베르단(브라질)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이 뒤에서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윌리안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역전을 허용한 포항은 곧바로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22분 백성동이 나오고 이호재가 들어갔다. 그리고 “선수들이 교체로 들어가더라도 뭘 해야 하는지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박 감독의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27분 완델손(브라질)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오른쪽 부근으로 쇄도하던 이호재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포항은 동점골로 균형을 맞추면서 분위기를 뒤집더니 순식간에 역전골까지 만들면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후반 31분 완델손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찬용이 문전 앞에서 오른발 뒷발로 밀어 넣는 원더골을 뽑아냈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엔 정재희가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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