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훼손 최소화→전석 매진···임영웅, 상암 입성도 남다르다[SE★초점]

허지영 기자 2024. 4.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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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최근 아이유, 세븐틴 등 유수 인기 가수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을 개최하거나 개최를 앞둔 가운데, 가수 임영웅의 특별한 상암 입성기가 주목받고 있다.

임영웅은 오는 5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서울 상암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부터 전개한 2023 전국 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의 앙코르 공연이다.

임영웅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공연 포스터 / 사진=물고기뮤직

앞서 공연에서 임영웅은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부산·대전·광주·고양 등을 거치며 21회 차 콘서트로 약 22만 명의 영웅시대(팬덤명)을 만났다. 이번 공연은 현재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공연장 중 가장 큰 규모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선 만큼 더욱 많은 관객(약 4만 명)을 유치할 수 있다.

임영웅의 콘서트는 '피켓팅'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에 500만 원 상당의 과도한 '플미(프리미엄 : 티켓을 되팔 때 판매자가 임의로 매기는 웃돈)'가 붙어 국정감사에까지 소환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이번 공연은 앞서 콘서트를 연 공연장보다 훨씬 큰 규모다. 서울 공연이 열렸던 KSPO DOME이 약 1만 명, 고양 공연이 열렸던 일산 킨텍스 공연장은 약 8천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무대 설치에 따라 좌석 수가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도 상암월드컵경기장은 KSPO DOME보다 최소 3배 이상 큰 규모다.

이에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거라는 팬덤의 희망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오후 8시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열린 티켓팅은 여전히 '전쟁'이었다. 정각에 접속해도 예매 페이지에 접속 대기 번호만 20만 번이 넘어갔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에 따르면 이날 오픈 최고 트래픽(호출 수)는 약 960만 번을 기록했다.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 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의 티켓 파워는 국내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임영웅은 지난해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 시축 및 하프 타임 공연자로 나섰는데,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예매가 오픈되지마자 주요 관람석이 매진됐고 2만여 장의 표가 팔렸다. 관중석에는 4만 5000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해 가히 '임영웅 파워'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임영웅은 이번 공연에서 좌석을 최대치로 개방하지 않았다. 최근 소속사가 공개한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공연 좌석배치표에 따르면 흔히 '스탠딩 존'이라고 부르는 그라운드 석이 잔디로 표시돼 있다. 본디 목적인 축구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과감히 그라운드 석 개방을 하지 않은 것. 통상적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석은 1만여 석 규모로 알려져 있다. 소속사는 그라운드석 대신 잔디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4면에 돌출 무대를 설치해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영웅 상암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좌석배치도 / 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 측은 좌석 배치도를 공개하며 "그라운드 잔디 위에 의자를 설치해 객석을 만드는 보통의 공연과 달리, 임영웅의 콘서트는 그라운드에는 관객이 입장하지 않는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훼손에 대해 우려하는 축구 팬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획된 것"이라고 밝혔다.

'잔디 훼손' 문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수들의 공연이 열릴 때마다 늘 제기돼 왔던 문제다. 이에 시설 측도 기획사와 협의해 잔디 관리에 힘쓰고 있다. 시설 관계자는 서울경제스타에 "대관 공고 시에 잔디 훼손 관련 유의 사항을 담고 있는 잔디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사전 안내 및 공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잔디 훼손에 따른 원상복구 사전 동의제도도 병행하고 있다"라며 "공연 무대 설치 및 공연 진행 시에는 불필요한 잔디그라운드 출입을 제한하는 등 행사 전 과정에 걸쳐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한 철저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일단 한번 문화 공연이 열리면 어느 정도의 잔디 손상은 불가피하다. 오는 4월 말 아이돌 그룹 세븐틴도 이곳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데, 임영웅과는 달리 잔디가 있는 그라운드석을 모두 개방했다. 그라운드석 설치뿐만 아니라 대형 전광판, 조명, 촬영 기기 등 다양한 공연 장비가 들어오면 잔디에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수 임영웅 / 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과 소속사는 앞선 '아임 히어로' 공연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공연 문화를 선도해 왔다. 관객 대기 공간을 설치해 야외에서 오래 대기하는 팬들을 배려했으며, 콘서트 티켓 분실 시 입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해 티켓 재발권을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콘서트 MD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살 수 있게 하는 등 세심한 운영으로 K팝 팬덤 사이에서 부러움을 받기도 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임영웅은 초대형급 공연장의 규모와 화려함을 강조하기보다는, 시설의 목적과 용도를 고려해 좌석 배치표를 구성했다. 이미 '미담 제조기', '건강검진 홍보대사' 등 배려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임영웅이 또 한 번 빛나는 순간이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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