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클럽맨' 고요한 은퇴식날... '친구' 기성용이 만든 잔칫상에, 포항이 재 뿌렸다

김성수 기자 2024. 4. 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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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의 레전드이자 원클럽맨인 고요한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 '친구' 기성용의 주도 하에 서울의 승리가 보이는 듯했다.

친구의 은퇴식을 이대로 망칠 수 없었던 기성용은 프리킥 상황에서 오른발을 번뜩이며 서울 동점골의 시작이 됐다.

윌리안은 후반 22분 빈 골문에 공을 넣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지만, 서울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이대로 승리가 굳혀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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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FC서울의 레전드이자 원클럽맨인 고요한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 '친구' 기성용의 주도 하에 서울의 승리가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볼 리 없는 '리그 선두'는 결국 잔칫상에 재를 뿌리고 돌아갔다.

ⓒ프로축구연맹

서울은 1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에서 2-4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은 2004년 서울 입단 후 2023년까지 무려 20시즌을 '서울 원클럽맨'으로 뛴 고요한의 은퇴식이었다. 그렇기에 서울 구단은 물론 팬들도 레전드의 마지막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서울 서포터즈들은 전반 13분부터 1분간 고요한을 위한 기립박수를 펼쳤다. 서울의 영구결번이자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원정팀 포항이 이 기립박수가 끝나자마자 찬물을 뿌렸다. 전반 14분 백성동이 올린 포항의 왼쪽 코너킥에서 박찬용이 머리로 문전에 떨어뜨린 것을 허용준이 오른발로 밀어넣어 포항의 1-0 리드를 만들었다. 레전드 고요한을 향한 박수를 마치자마자 포항에게 실점했으니, 서울 입장에서는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서울에는 누구보다도 이 장면을 지켜보지 못할 선수가 있었다. 바로 프로 초창기부터 고요한과 서울서 동고동락했던 친구이자 또 다른 '서울 레전드' 기성용. 친구의 은퇴식을 이대로 망칠 수 없었던 기성용은 프리킥 상황에서 오른발을 번뜩이며 서울 동점골의 시작이 됐다.

ⓒ프로축구연맹

전반 추가시간 1분 기성용이 포항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올린 프리킥을 권완규가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이 포항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서울의 2004년생 공격수 손승범이 이를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자신의 프로 데뷔골을 동점골로 터뜨렸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된 서울의 기적은 결국 역전골로 이어졌다. 후반 19분 강상우가 왼쪽에서 문전으로 꺾어준 낮은 왼발 크로스가 포항 수비수 사이로 갔지만, 두 선수가 겹치며 공을 흘렸다. 서울 외국인 공격수 윌리안이 뒤에서 빠르게 쇄도해 이 공을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2-1 역전을 만들었다.

윌리안은 후반 22분 빈 골문에 공을 넣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지만, 서울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이대로 승리가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리그 선두를 달리는 포항은 이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후반 27분 완델손이 왼쪽에서 올린 얼리크로스에 이호재가 오른발을 살짝 갖다 대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1분에는 완델손이 왼쪽에서 다시 한번 올려준 크로스에, 문전 왼쪽에 있던 박찬용이 오른발 바깔쪽을 갖다 대 골문 왼쪽 상단에 꽂는 원더골을 작렬했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3분 정재희의 골을 더해 대역전승으로 서울 원정을 마쳤다.

ⓒ프로축구연맹

역전골을 넣고 고요한의 성대한 은퇴식을 치를 생각에 기뻐했던 서울은 4분 만에 뒤집어진 승부에 침울할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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