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현장리뷰] 포항 또 이겼다! '김기동 더비'마저 4-2 대역전승... '린가드 결장→골대 불운→무패 끝' 서울 악재 연속

[스타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는 박찬용.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동점골의 주인공 이호재(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리그 선두 포항스틸러스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운명의 '김기동 더비'마저 승리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7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서 전반 한 골에, 또 후반에는 세 골을 몰아치는 투지를 발휘해 짜릿한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5승1무1패(승점 16)를 기록하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지난 달 개막 울산HD전에 패한 뒤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또 직전 대전하나시티즌(2-1 승)전 승리에 이어 서울까지 잡아내 2연승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서울을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결과였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 레전드다. 선수 시절뿐 아니라 사령탑으로서 2019년부터 5년간 포항을 이끌었다. 김기동 감독의 지도 아래 포항은 리그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2021년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3 FA컵(현 코리아컵) 정상도 차지했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서울로 향했다.

김기동 감독이 팀을 떠나는 동시에 포항 주축 선수들도 이적해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됐다. 하지만 포항을 이를 이겨냈다. 당당히 '리그 1위' 폭풍 질주에 성공했다.

반면 서울은 2승3무2패(승점 9)가 됐다. 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지만, 포항에 패해 좋은 흐름이 끊겼다. 여기에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가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한 달 정도 결장한다. 이번 포항전에서는 골대 불운까지 따랐다. 악재 연속이다. 고비를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허용준과 조르지 투톱에 측면에는 백성동과 김인성이 배치됐다. 중앙 미드필더는 오베르단과 한찬희였다. 포백은 완델손, 박찬용, 이동희, 신광훈, 골문은 황인재가 지켰다. 서울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일류첸코와 손승범, 조영욱이 스리톱으로 나섰다. 기성용, 팔로세비치, 류재문이 중원을 조율했다. 포백은 강상우, 술라카, 권완규, 최준이었다. 골키퍼는 최철원이었다.

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전 인사 나누는 박태하 포항 감독(왼쪽)과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좋은 출발을 알린 건 서울이었다. 전반 12분 포항 수비진 패스 미스에 팔로세비치가 중거리 슈팅 기회를 잡았다. 목표물을 확인한 팔로세비치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그러자 포항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찬용이 머리로 돌려놓을 공을 툭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이 필요해진 서울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30분 조영욱이 역습, 전반 33분 손승범도 페널티박스 안을 파고들었지만, 마지막 공격 과정에서 세밀함이 떨어졌다.

포항은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으나,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어 권완규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골문 앞에 있던 손승범이 침착하게 밀어 넣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경기에 집중하는 허용준(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손승범의 동점골에 기뻐하는 FC서울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양 팀 사령탑들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포항은 어정원, 김종우가 투입됐다. 서울도 후반 10분 손승범 대신 윌리안, 또 류재문을 대신해서는 김진야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양 팀은 좋은 공격도 한 차례씩 주고받았다. 후반 14분 포항 완델손의 슈팅을 서울 골키퍼 최철원이 막아냈다. 2분 뒤 포항 골키퍼 황인재의 슈팅도 돋보였다. 조영욱이 선방에 맋힌 공을 재차 밀어넣으려고 했지만, 포항 수비진이 먼저 걷어냈다.

서울의 역전골이 터졌다. 후반 19분 교체로 들어간 윌리안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 수비진의 동선이 겹치면서 상대 크로스 공격을 확실하게 차단하지 못했다. 이틈을 노려 윌리안이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윌리안은 후반 22분 역적이 됐다.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옆으로 날려버린 것. 포항 수비수, 골키퍼까지 없었기에 슈팅 방향만 정확했다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윌리안은 아쉬움을 삼켰다.

이것이 부메랑이 됐다. 포항은 후반 27분 이호재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호재가 교체로 들어간 것이 후반 22분. 불과 5분 만에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호재는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다이렉트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분위기를 이어간 포항은 후반 31분 박찬용이 원더 역전골을 뽑아내고 포효했다. 왼쪽 크로스를 센스 넘치는 뒷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찬스에서 골대를 맞아 고개를 숙였다. 오히려 포항이 다음 공격에서 '추가시간의 사나이' 정재희가 쐐기골로 마침표를 찍었다.

윌리안의 골 세리머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포항스틸러스 경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