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50명 예약이요"…군간부 사칭에 309만원 뜯긴 음식점 사장

[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 군부대 간부를 사칭해 장병 식사용 닭백숙을 주문, 이를 미끼로 음식점 사장의 돈을 뜯어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차의 로고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전북 장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60대 A씨에 따르면 육군 간부를 사칭한 B씨는 지난 4일 전화로 "훈련 중인 장병 50명이 먹을 닭백숙을 6일 오후까지 포장해달라"고 말했다. 약 96만원에 달하는 주문이었다.

이후 B씨는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 "식사와 장병이 먹을 한달 분량의 과일도 준비해달라"며 "과일 농장에서 전화가 오면 그쪽에서 원하는 대로 해달라"는 수상한 요구를 해왔다. A씨는 말투까지 군인과 같았고, 대대장 직인이 찍힌 장병 식사비 결재 공문도 보낸 상황이었기에 큰 의심은 하지 않았다.

직후 충북 충주의 과수원 대표라고 주장하는 남성은 A씨에게 "309만원 상당의 배를 보내겠다. 돈을 송금해달라"고 했고, A씨는 금액이 커 부담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은 "장병 식사비 결재 공문에 과일값도 넣어야 한다. 그래야 돈이 한번에 나온다"고 A씨를 속여 넘겼다.

A씨는 남성이 알려준 계좌로 309만원을 송금, '납품 확인서'까지 받았다. 이후 송금화면을 캡처하기 위해 인근 은행으로 갔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를 의심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지나버려 지급 정지 신청조차 하지 못했고, B씨와의 연락도 끊겼다.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해당 사실을 한국외식업중앙회에도 알렸다.

A씨는 "경찰도 군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은 처음이라고 하더라"라며 "저 말고도 다른 음식점 주인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