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물 찬 린가드 결국 시술받았다…김기동 "첫 수술이라 두려움 있겠지만, 선수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현장인터뷰]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를 보인 제시 린가드(32·FC서울)가 결국 시술을 받아 당분간 결장할 예정이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1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홈 경기 사전 인터뷰에서 이날 린가드의 명단 제외 이유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가 2004년 무릎 연골을 다친 뒤 재활을 하고 나서 지금까지 왔다"며 "휴식기 때 슈팅 훈련에서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3주 동안 재활을 하고 있었다. 주중 연습경기에서 45분을 뛰었는데, 통증이 있어서 교체돼 나왔다. 어제 시술을 10분만에 끝냈다. 지금 걸어다니고 있고, 2주 뒤에 팀 훈련에 복귀하고, 한 달이면 경기에 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에 입단해 개막 후 3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한 린가드는 3월 A매치 휴식기에 가족을 보러 영국을 다녀온 뒤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지난 7일 대구전까지 내리 3경기 연속 결장했다.
김 감독은 대구전 현장에서 "포항전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포항전을 앞두고 주중에 펼쳐진 연습경기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경기 후 무릎이 흔들리는 증상을 토로했고, 코치진과 선수측이 논의 끝에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명단에서 제외된 린가드는 최소 2주, 최대 4주가량 추가 결장이 불가피하다.
김 감독은 "이번이 커리어 첫 수술이라 두려움 있었을 거다. 더구나 한국에서의 수술이니까 더욱 그랬을 텐데, 선수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려는거 같다"고 말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린가드가 나와는게 오히려 좋다. 손발을 맞춘 시간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김기동 감독도)머리가 아플거다. 에너지 엄한 데 쓰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린가드가 빠진 서울 공격진은 일류첸코, 조영욱 손승범이 이끈다. 22세 자원인 손승범은 지난 대구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택을 받았다. 4-3-3 포메이션에서 기성용 팔로세비치, 류재문이 미드필드진에 배치되고, 최준 권완규 술라카, 강상우가 포백을 꾸린다. 최철원이 골키퍼 장갑을 낀다.
변수는 주전 왼발잡이 센터백인 김주성의 부상. 팀내 기여도로는 린가드의 결장 여파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아시안컵 다녀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이었다. 최근 슬슬 몸이 좋아지고 있었는데 (발가락)골절을 당했다. 서울에 부임하면서 3선과 중앙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주성이까지 없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은 최근 5경기에서 2승3무, 무패 질주하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5경기에서 단 2실점했다. 승점 9점을 기록하며 6위에 위치했다.
이날 경기는 김 감독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포항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지낸 김 감독은 올해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친정팀을 처음으로 상대한다. 일명 '김기동 더비'다. "내 이름이 붙은 더비도 있나?"라고 유쾌하게 웃은 김 감독은 "어차피 한 번은 붙어야 한다. (상대가 포항이라고 해서)별로 남다르지 않다. 중요한 시즌 초반인만큼 다른 팀과 해도 부담일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에는 포항 원정팬에게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 양상에 대해선 "(포항 선수들을 잘 알아서)어떻게 나올지 머릿속에 들어있다"고 했다. 상대팀으로 만나는 포항에 대해선 "작년에 위닝 멘털리티가 자리잡지 않았나 생각한다. 포항이 53골 중 후반 30분 이후에 19골을 넣었다. 올해도 그런 게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팀을 단단하게 만들어놓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포항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선 "ACL 때만 해도 다른 형태로 다른 색깔 입히려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예전과 비슷하게 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잘 하는 걸 터치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의 뒤를 이어 포항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전임 김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해 "부담되지만,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겐 경기 외적인 요인을 경계하자고는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이 오래 있으면서 선수들 장단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 게 도움이 되겠지만, 경기장에 들어가면 수천가지 상황이 발생한다"며 경기 중 임기응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를 질주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6경기에서 승점 13점을 쌓으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날 선두 유지와 서울전 무승 징크스 격파,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포항은 2021년 4월 서울 원정 승리 후 3년간 9경기에서 5무4패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은 라인업에 소폭 변화를 줬다. 4-4-2 포메이션에서 조르지, 허용준이 투톱을 맡고 김인성 한찬희 오베르단, 백성동이 미드필드진을 구축한다. 신광훈이 선발로 복귀해 이동희 박찬용 완델손과 포백을 꾸리고, 황인재가 골문을 지킨다. 올 시즌 후반 추가시간에만 3골을 터뜨린 '극장골 사나이' 정재희는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린다.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던 윤민호는 명단 제외됐다.
박 감독은 허용준의 투입 배경에 대해선 "용준이가 살아났다. 첫 경기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수 스스로가 불안해했는데, B팀 내려가서 연습경기를 확인해보니 괜찮아보였다. 지난 대전전에서도 투입 시간 길지 않았지만 제 역할을 다 했다"고 이날 활약을 기대했다.
이날 바라는 점에 대해선 "스트라이커까지 골이 터져주면 어떨지 궁금하다. 터질 때가 됐다"고 조르지 등 공격수들의 득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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