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평화의 소녀상, 잇단 수난…처벌도 쉽지 않아
[생생 네트워크]
[앵커]
지난 주말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누군가가 검은 봉지를 씌우다 제지당했습니다.
부산 평화의 소녀상이 수난을 겪은 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처벌 등 이를 제재할 방안도 마땅치 않습니다.
고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철거'라고 적혀 있는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습니다.
상단부 마스크에도 빨간색으로 '철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지난 6일 부산시 동구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30대 남성이 검은 봉지를 씌웠습니다.
남성은 인근에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에도 검은 봉지를 씌웠습니다.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이 남성의 행동을 제지했지만, 남성은 봉지를 씌운 직후 찍은 사진을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갑작스럽게 검은 봉지가 씌워진 사건 이후 경찰은 이렇게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소녀상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30대 A씨로 사건 전날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취지의 집회에 참여하려다 경찰의 접근 차단으로 집회가 무산돼 앙심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민단체는 A씨에 대해 재물손괴죄, 모욕죄 등으로 경찰에 고발해놨습니다.
경찰은 시민단체가 고발한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욕죄의 경우 친고죄에 해당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대응 등이 필요하고,
재물손괴죄는 물리적인 피해가 발생해야 하는데 단순히 봉지를 씌운 행위만으로 처벌이 가능할지 미지수입니다.
<지은주 / 부산겨레하나 공동대표> "성명 불상의 청년이 어쨌든 이제 검은 비닐봉지를 '철거'라는 글자를 씌워서 뒤집어 씌운 것에 대해서 너무나 분노스럽고 부산 시민들이 저보다도 훨씬 더 분노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소녀상에 대한 모욕 행위는 꾸준히 잇따르고 있습니다.
2020년 7월에는 30대 남성이 소녀상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놓기도 했고, 같은 해 6월에는 또 다른 남성이 특정 정치인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매달기도 했습니다.
전국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150여 곳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침 뱉기, 낙서하기 등 크고 작은 모욕 행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일명 '말뚝 테러'를 한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는 12년 동안 25차례 법정에 불출석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평화의소녀상 #모욕죄 #재물손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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