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근육 어때요? 낼 모레 환갑입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미국에서 아이들 키울 때 식당을 운영하면서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었죠. 한국으로 돌아와 골프 치다 디스크가 터진 겁니다. 수술도 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죠. 의사 선생님이 ‘만성 통증이니 그러려니 하며 살아야 한다’고 했죠. 삶의 질이 완전히 엉망이 됐죠. 그때 친구가 파고다헬스클럽을 소개시켜 주면서 ‘제대로 운동해 봐라’고 했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게 2011년, 수술은 2012년 1월에 했다. 그리고 약 3년 고생하다 근육 운동을 하게 된 것이다. 그는 “수술하면 오래된 충치 뺀 것처럼 쉽게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침대에서도 굴러야 일어날 정도로 아파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사는 게 우울했다. 근육 운동이 제 인생을 바꿨다”고 했다. 그게 2014년이었다. 파고다헬스클럽 진광식 관장이 운동 재활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살 때 취미 삼아서 피트니스센터에 다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근육을 만든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운동을 소홀히 해 허리가 아프면 다시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달리기 먼저 하고 코어 운동, 각 부위 근육 운동을 반복했다. 그렇게 또 며칠을 하면 허리가 부드러워졌다. 그는 “한 3년 지났을 땐 진짜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비가 오면 또 아팠다. 그럼 다시 우울해진다. 그래서 그때 ‘아 이젠 평생 운동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보다’ 생각했다”고 했다.
2017년부터 트레이너로 일했다. 그는 “지도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는데 관장님이 ‘자꾸 가르쳐 봐야 지도력도 는다’며 수업을 맡겼다”고 했다. 그는 “직접 지도해보니 저처럼 허리 아픈 사람들이 많았다. 또 저처럼 좌절감을 겪고 온 분도 많았다. 그래서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2019년 스포츠재활트레이너 자격증도 획득했다. 자연스럽게 몸이 아픈 회원들은 이 씨가 도맡아 지도했다. 그는 “아픈 부위를 잘 풀어주고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통증을 잡을 수 있다. 디스크는 물론 오십견 등 다양한 부위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엔 보디빌딩 심판 자격증도 획득했다.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대회 출전은 하지 않았다. 그는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하고 똑같이 훈련하고 자세 훈련, 워킹까지 배웠지만 출전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이자 아내이다 보니 쉽게 비키니 입고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운동의 성과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보디프로필 사진은 몇 차례 찍었다.
“제가 심판을 나가보면 용기 있게 나오는 분들이 있어요. 뭐 있잖아요. 운동을 열심히 해도 축 늘어진 살도 보이고…. 어떻게 보면 좀 안쓰러워 보여요. 그러면서도 존경심이 생깁니다. 전 아직 그런 용기를 내진 못하겠습니다.”
음악으론 최고의 엘리트 코스인 선화예중과 선화예고, 그리고 미국 대학에서도 전공했던 음악을 왜 그만뒀을까? 그는 “학창 시절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기도 했는데 결정적으로 호흡 문제로 그만뒀다. 코에서 바람을 막고 입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먼 훗날 알고 보니 너무 그 주변 근육을 혹사해서 근육이 제대로 힘을 못 썼다. 운동을 해보니 알겠다”고 했다.
음악과 운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차이가 없어요. 열심히 투자한 만큼 얻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소질에 따른 차이는 있겠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음악가, 운동선수가 아니라 즐긴다면 꾸준히 여유를 가지고 하면 됩니다. 저는 지도하는 회원들에게 월수금 배우면 화목토는 혼자 나와서 복습을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는 회원이 있고 안 하는 회원이 있죠. 나중에 그 차이는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꾸준하게 하는 사람은 몸이 탄탄해집니다.”
“무리하지 말고 매일 하는 겁니다. 가늘고 길게 가야 합니다. 초보자는 절대 처음부터 무거운 것을 들 수 없습니다. 운동 최고의 목표가 ‘매일 한다’가 돼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처음에 30분도 못하던 운동을 체력이 쌓여 1시간 이상 할 수 있게 되죠. 그럼 조금씩 욕심을 내면 됩니다. 근육 운동은 부위에 따라 다양한 운동 방법이 있기 때문에 할 게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매일 새로운 운동을 찾아 나갈 수 있어요. 다 배운 것 같은데 동작을 살짝만 바꿔도 또 다시 해야 하죠. 그러다 보면 계속 파고 또 파고…. 지루할 틈이 없어요.”
이 씨는 새벽 일찍 출근해 오후 3시까지 트레이너로 일한 뒤 개인 훈련을 1시간30분에서 2시간 하고 집으로 가는 게 루틴이 됐다. 그는 지금 너무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한때 사이클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넘어져 다친 뒤엔 위험하다고 판단해 요즘은 잘 타지 않는다.
“가끔 ‘10년만 더 일찍 운동을 시작했더라면 훨씬 더 건강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허리가 아픈 것을 계기로라도 이렇게 운동하며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행복한 거죠. 이제 100세 시대가 됐어요. 건강해야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 마시고 지금 바로 운동을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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