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 배터리 '혼' 제대로 빼놨다! 4G 연속 안타→ML 첫 도루→득점…'1-2 석패' 이정후 존재감 빛났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빅리그 데뷔 후 첫 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패배 속에서도 이정후는 탬파베이 레이스 배터리를 완전히 뒤흔들어놓는 등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이정후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50으로 소폭하락했다.
▲ 선발 라인업
샌프란시스코 :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선발 투수 키튼 윈.
탬파베이 : 얀디 디아즈(1루수)-랜디 아로자레나(좌익수)-리치 팔라시오스(우익수)-이삭 파레디스(3루수)-해롤드 라미레즈(지명타자)-아메드 로사리오(2루수)-호세 카바예로(유격수)-호세 시리(중견수)-벤 로트벳(포수), 선발 투수 제이콥 와그스펙.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이정후는 지난 4일 LA 다저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이 끝났을 때 세 경기 연속 침묵한 결과 시즌 타율이 0.20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튿날 다시 안타를 생산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9~10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맞대결에서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타율을 0.255까지 끌어올렸다. 세 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조금씩 감을 되찾고 있던 이정후는 지난 11~12일 휴식을 취했고,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결과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이정후는 네 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메이저리그 데뷔 첫 도루까지 성공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탬파베이 선발 와그스펙과 맞붙은 이정후는 2구째 93.7마일(약 150.8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향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이정후가 친 타구는 무려 104.2마일(약 167.7km)의 속도로 뻗어나갔는데, 너무나도 잘 맞은 나머지 중견수 직선타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이정후는 0-1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와그스펙을 상대로 2B-1S에서 4구째 92.4마일(약 148.7km)의 높은 직구에 다시 한번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100.1마일(약 161.1km)의 스피드로 날아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네 경기 연속 안타. 여기서 이정후가 빠른 발로 탬파베이 배터리를 제대로 흔들었다. 이정후는 후속타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타석에 들어서 있을 때 도루를 통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그리고 이때 탭파에 포수 로트벳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3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빠른 발을 통해 탬파베이 배터리를 제대로 공략한 이정후는 팀에 무사 3루의 찬스를 안겼고, 이는 곧 득점으로도 연결됐다. 웨이드 주니어와 승부하던 와그스펙의 4구째 커터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볼로 빠졌는데, 이때 포수 로트벳이 웨그스펙의 공을 잡아내지 못했고, 폭투로 이어졌다. 이때 기회를 엿보던 이정후가 홈을 향해 내달리면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이정후의 빠른 발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의 결과는 조금 아쉬웠다. 이정후는 1-2로 근소하게 뒤진 5회초 무사 1루에서 탬팝에이의 바뀐 투수 가렛 클레빈저와 격돌했다. 이정후는 초구를 흘려보낸 뒤 2구째 94.8마일(약 149.3km)의 몸쪽 싱커에 배트를 내밀었고, 깎여 맞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후 이정후는 1루 베이스를 향해 힘차게 내달렸으나,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기록한 더블플레이였다.
이정후의 네 번째 타석은 삼진이었다. 이정후는 5회와 마찬가지로 7회초 무사 1루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바뀐 투수 콜린 포셰와 맞대결. 이정후는 초구에 헛스윙을 한 뒤 두 개의 파울을 기록하며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포셰는 집중적으로 이정후의 바깥쪽 코스만 공략하는 모습. 이정후는 포셰를 상대로 7구까지 승부를 끌고 갔지만, 92.6마일(약 149km) 포심 패스트볼에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정후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이정후는 1-2로 뒤진 9회초 2사 3루의 동점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올해 최악의 스타트를 끊고 있는 탬파베이의 피트 페어뱅크스. 이정후는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이정후는 이날 5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직전 경기에서 워싱턴을 제압하면서 연패에서 벗어난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탬파베이를 상대로 석패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선취점은 탬파베이의 몫. 탬파베이는 2회말 선두타자 해롤드 라미레즈가 안타로 출루하더니, 후속타자 아메드 로사리오와 호세 카바예로까지 세 타자 연속 안타로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호세 시리와 벤 로트벳이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으나, 후속타자 얀디 디아즈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힘겹게 선취점을 뽑았다.
에이 샌프란시스코도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3회초 선두타자 이정후가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린 뒤 도루와 상대 포수 실책으로 인해 무사 3루 기회를 잡은 것. 이후 탬파베이 선발 와그스펙의 폭투를 틈타 홈으로 내달리며 1-1로 맞섰다. 하지만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탬파베이가 3회말 2사 1루에서 아메드 로사리오가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다시 리드를 가져간 까닭.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정규이닝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점도 만회하지 못했고, 1-2로 아쉽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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