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왕자 왕위 계승 걸림돌은 ‘미국인 아내’? [원샷 국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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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잔인한 사월’(2012년 발매)이란 곡을 좋아합니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아직 채 가시지 않아서인지 4월은 마음 한켠이 시려지는 일이 잦은 달인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총선으로 국제 뉴스가 조금은 소외됐던 한주였습니다. 하지만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소식들로 가득했던 한주이기도 했습니다. 딱 5분만 투자해 못보고 넘어간 글로벌 이슈를 점검하고 가세요. 조선일보 국제부 ‘원샷 국제뉴스’입니다.
◇태국 왕자 왕위 계승 걸림돌은 ‘미국인 아내’
태국 국왕 라마 10세(본명 마하 와치랄롱꼰·72)의 아들로, 27년간 영국과 미국을 떠돌며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하다 지난해 귀국한 바차라에손 비바차라웡세(43) 왕자가 최근 태국 국적 취득 사실을 밝혔습니다. 위상 하락과 불투명한 후계 구도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태국 왕실 일각에서 바차라에손을 다음 왕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해 8월 귀국한 바차라에손은 그동안 미국 국적을 가지고 뉴욕·플로리다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해 왔어요. 이제 미국 생활을 완전히 접고, 태국에 정착하겠다고 지난달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 인터뷰에서 밝혔죠. 그는 6일에는 태국변호사협회 협회장 명예 자문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됐습니다. 최근 수도 방콕에서 법률·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VVV를 창업하는 데 참여, 회장 겸 수석 파트너 직을 맡았습니다.
미국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그가 미국 여성과 결혼해 미국 시민권자인 두 자녀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태국 법에서 외국인과 결혼은 왕위 계승 결격 사유로 규정하는데요. 이를 두고 “바차라에손이 왕위 계승을 위해 아내와 이혼했다” “다시 화목하게 잘 살고 있다”는 억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해외 피신했다 돌아온 태국 왕자… 왕위 계승 걸림돌은 ‘미국인 아내’
◇인기절정 드라마 ‘삼체’에 中청년들 분노
중국 드라마 ‘삼체(3 Body Problem)’가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에 지난달 21일 공개돼 세계 시청 순위 1위(TV 부문)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SF(공상과학) 소설계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을 받은 중국 작가 류츠신(劉慈欣)이 2006~2010년에 걸쳐 출간한 동명 소설이 원작인데요. 중국에서 벌어진 극좌 사회운동인 문화혁명(문혁·1966~1976)을 겪으며 인간의 자정 능력에 대해 희망을 버린 중국 과학자가 외계로 메시지를 보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런데 삼체 공개 이후 중국에선 젊은 애국주의 세대를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중국의 치부인 문혁 당시의 정치 폭력을 직설적으로 묘사하며 서구에서 자국을 망신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죠. 웨이보·더우인·샤오훙수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드라마가 중국을 나쁘게 그렸다” “서방의 정치적 의도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쏟아졌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넷플릭스 ‘삼체’는 심오한 원작을 할리우드식 서양 영웅 스토리로 변질시켰다”고도 했죠.
☞'삼체’ 세계 1위 인기 절정인데… 왜 中청년들 분노하지?
◇“나는 지진서 살아남았다”
미국 뉴욕이 140년 만에 강한 지진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순간 얼어붙었습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23분, 뉴저지주(州) 헌터돈 카운티 화이트하우스역 인근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진동은 뉴욕시와 동북부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등까지 영향을 줬다고하죠. 뉴욕시에서는 진동이 35초 정도 이어졌고, 맨해튼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흔들렸으며 타임스스퀘어 앞과 유엔 본부 내에 있던 사람들도 놀라 발길을 멈췄습니다. 약 4200만명이 진동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지난 100년 동안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지진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맨해튼의 한 옷가게는 지진 발생 후 ‘나는 뉴욕 지진에서 살아남았다’는 문구가 담긴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고 하죠.
뉴욕시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6일 오후까지 3.8 규모의 여진을 포함해 총 29건의 여진이 발생했습니다. 당국에 접수된 피해는 없었지만, 지진에 익숙지 않은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뉴욕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전지대도 아닙니다. 미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에 따르면 뉴욕과 인근 뉴저지 일대에서 1737년 이후 이날까지 총 19차례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뒤 현지에서는 ‘뉴욕은 지진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지진서 살아남았다”... 뉴욕에 등장한 티셔츠
◇OJ 심슨 사망
1970년대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최고의 러닝백으로 시대를 풍미했으나 전처(前妻)를 살인한 혐의로 기소됐던 O. J. 심슨이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1969년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버팔로 빌스에 들어온 그는 1973년 NFL 선수 최초로 2000야드 이상을 뛰며 MVP를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기록한 게임당 143.1 야드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은 기록이죠. 1979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85년 프로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던 1994년 6월 13일 새벽, 미 캘리포니아주 브렌트우드 주택가에서 심슨의 전처 니콜 브라운과 애인 론 골드먼이 흉기에 찔려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장갑과 같은 켤레의 피묻은 장갑을 심슨의 집에서 발견하고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죠. 심슨은 “나는 니콜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편지를 남긴 뒤 도주했고 흰색 SUV 차량을 타고 도주하는 그를 경찰이 LA 고속도로에서 추격전을 벌여 붙잡았습니다. 미 방송사들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100km 이상 계속된 이 추격전을 생중계했고 약 9500만명이 시청했습니다
그의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건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사회에 남아 있는 인종 갈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죠. 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구성된 배심원단이 무죄 평결을 내리면서 미 형사사법 제도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인 배심원제의 불완전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으로 지금까지 회자됩니다.
☞전처 살해 혐의 받은 미식축구 스타 OJ 심슨 암으로 사망
◇바이든·기시다 정상회담 “동맹 굳건함 보여줄 것”
기시다 후미오가 일본 총리로 9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습니다. 미국과 서방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 진영과 러시아와 중국을 주축으로 한 권위주의 진영 간 신냉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일이 정상 간 끈끈한 스킨십으로 자유 진영의 결속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모습입니다.
기시다는 방미 일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어깨를 맞대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습니다. 바이든은 극진한 의전을 통해 일본과의 결속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죠. 두 정상은 10일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군사동맹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선언했습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지휘·통제 연계를 강화하고, 호주·영국 등 미국의 다른 동맹과의 군사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1969년 닐 암스트롱 이후 미국인만 밟았던 달 표면에 일본 우주인을 보내는 프로젝트도 추진합니다.
아오야마 루미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 대학원 교수는 닛케이신문에 “이번 미·일 공동성명은 동맹의 제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일 동맹 관계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시켰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혹시 당선돼 동맹 구도를 흔들려고 하더라도 동맹이 굳건히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측면도 있다는 뜻입니다.
☞美·日 동맹 업그레이드… 주일미군·자위대 연계 강화
◇미·영·호주 안보동맹 “일본과 AI 등 공동 개발 검토”
기시다의 미국 국빈 방문과 함께 이번 주는 일본의 외교적 성과가 두드러지는 한주였습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는 지난 8일 “일본의 강점, 일본과 오커스 3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인식해 일본과 오커스 ‘필러 2′의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죠.
오커스 국방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오커스 3국은 필러 2 개발 프로젝트에 다른 협력국을 추가로 참여시키기 위한 원칙과 모델을 개발했다”며 “역사적 과업에 이바지하고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와 관련해 유망한 협력국들과 2024년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커스 3국이 공동 개발하려는 첨단 기술 분야는 AI·해저·양자·사이버 등입니다. 앞서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미국의 우방인 일본·뉴질랜드·캐나다와 한국 등이 거론됐는데, 일본이 가장 먼저 ‘호명’된 셈이죠.
오커스와의 연계를 통해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갖는 미 동맹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일본은 미국의 중국 견제용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 호주·인도와 참여하고 있고, 미국·필리핀과의 3자 협의체도 11일 출범했습니다.
☞미·영·호주 안보동맹 ‘오커스’ “일본과 AI 등 공동 개발 검토”
◇”尹대통령 ‘3년 레임덕’ 오나… 대파 875원 발언 역풍”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10일 한국 총선에 대해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한국 윤석열 정권이 앞으로 3년간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중국·러시아·북한과 같은 국제 질서의 위협 세력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동맹의 한 축인 윤 정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대파 875원 발언에 역풍을 맞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의 총선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경보는 11일자 신문 한 면을 털어 한국 총선 결과를 조명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여소야대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식품 물가 상승과 인구 고령화, 의사 집단 행동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압박을 받았고, 여러 정치 스캔들에 시달렸다”며 “2022년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윤 대통령에게 패했던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유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유럽 매체들은 일제히 “이번 총선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대 투표처럼 치러졌다”며 “윤 대통령과 여당이 추진해 온 일련의 경제·사회 개혁 정책이 거야(巨野)에 막혀 줄줄히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외교 정책의 경우에도 미국과 중국·러시아간 등거리 외교를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의 입김이 더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美日 언론 “尹대통령, 3년 레임덕 올수도...대파 875원 발언에 역풍”
☞中매체 한국 총선 결과 보도 “환영받지 못하는 현 대통령”
☞유럽 매체들 “한국 총선, 대통령 거부 투표 돼…개혁 정책 무산될 듯”
4월 둘째 주 ‘원샷 국제뉴스’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소중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한주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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