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은은하던 이것 반란…"금 따라 최고가 찍었다" 수익률 '반짝'
[편집자주] 2022년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모든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계속된다. 그간 주춤했던 은도 에브리싱 랠리에 탑승해 고공행진한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거라 예상하면서 은 가격 상승세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은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526달러(1.88%) 오른 트로이온스당 28.57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일엔 장중 트로이온스당 28.655달러까지 오르며 2021년 5월 이후 약 2년11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은은 올들어 다른 원자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같은 귀금속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신흥국 중앙은행의 매집으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공급 부족 우려로 가격이 최근 1년 새 약 170% 오른 코코아와도 비교된다.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된 게 은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은은 산업용 수요가 절반 정도를 차지해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계 은 협회(Silver Institute)에 따르면 2022년 은의 주요 용도는 △산업용 47% △투자자산용 28.23% △귀금속 가공용 18.84% △은 제품용 5.92% 등이다. 특히 전기전자·태양광 패널 등에 은이 주로 쓰이는데 전세계적으로 관련 산업들의 상황이 아직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면서 은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은에 비해 금이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내는 금/은 비율(Gold/Silver Ratio)은 2022년 고강도 긴축 당시 90배였는데 현재는 이와 유사한 85배까지 높아졌다. 금이 은보다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당시 35배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은 경기침체 시기에도 저점이 잘 방어되면서 안정적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은은 다른 자산들과 함께 급락하고 이후 금과 동행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는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높아 은이 금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과 구리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재의 투자 환경에선 은 가격의 성과가 가장 우수하다"며 "단기적으로 트로이온스당 35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의 은 매수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은 가격 상승에 따라 관련 투자상품들의 수익률도 좋아졌다. 은 선물가격을 추종해 수익을 내는 한투 은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은 올들어 지난 11일까지 20.39% 올랐다. 국내 은 선물 ETF(상장지수펀드)인 KODEX 은선물(H)도 같은 기간 12.84% 올랐다.
은 선물가격을 2배 추종해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들의 경우 더 큰 수익을 봤다.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33.37%),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26.3%),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26.19%) 등이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지수가 상승하지 않거나 횡보·하락할 경우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어 투자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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