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취객들에 ‘골치’…보안관에 욕하고 소화기 뿌리고…

올 1분기에만 취객 관련 민원 2545건…넘어짐 사고도 빈발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에서 이동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봄철을 맞아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가 서울 지하철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수의 민원을 접한 서울교통공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달부터 2개월 동안 34개 역(驛)사에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함께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고 12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고객센터에서 접수한 취객 관련 민원(문자)은 총 25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건 늘었다. 보통 취객이 승강장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계단 또는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고 이동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다치는 것이다. 특히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에서 넘어질 경우 본인뿐 아니라 함께 이동 중이던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이외에도 화재 수신기를 임의로 작동해 시민 혼란을 야기하거나, 다른 승객과의 다툼 과정에서 소화기를 분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역 직원과 지하철 보안관의 폭언·폭행 피해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공사 직원이 주취자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폭행당한 경우는 527건이다. 특히 올해 1∼2월 전체 폭언·폭행 피해 사례 10건 중 7건은 음주가 원인이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철은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로 취객 1명의 부주의한 행동 때문에 다수의 이용객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음주 후에는 반드시 ‘지하철 이용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시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존중하며 배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