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전 통역사, '오타니 접촉 금지' 조건으로 법원서 풀려나

▲ 오타니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불법 도박 채무를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돈에 손을 댔다가 기소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법원에 출두했다가 보석이 허용돼 풀려났습니다.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12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하면서 미즈하라가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의 피해자(오타니)나 증인과 접촉하지 말 것과 도박 중독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미즈하라의 보석에는 2만 5천달러(약 3천500만 원)의 보증금이 걸려있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하기만 하면 보석이 허용된다고 AP는 설명했습니다.

만약 미즈하라가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이 금액을 내야 합니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판사가 내린 보석 조건에 대해 "전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즈하라의 기소 인부 심리는 다음 달 9일로 정해졌습니다.

전날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는 이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고 나타난 미즈하라는 기소된 사건 내용과 보석 조건을 이해했는지에 묻는 판사의 말에 "네"라고만 답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천600만 달러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미즈하라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천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하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놓는 수법으로 2년여간 발각을 피했습니다.

또 은행에 전화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여 은행 측이 거액의 송금을 승인하도록 했습니다.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박찬범 기자 cbcb@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