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올리고 승진 기회 제공에도… 인천 교사들 “보직 업무 노땡큐”
관계자 “교사 부담 완화 방안 고민”
인천지역 교사들 사이에서 보직교사 수당이 올랐음에도 ‘안 받고 안 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부장 등 보직교사를 맡게 되면 승진에는 도움이 되지만, 업무량이 대폭 늘어나는데다 승진을 원하지 않는 교사들도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1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올해 1월부터 보직교사 수당을 월 7만원에서 15만원으로, 담임교사 수당은 월 13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했다.
부장교사는 주로 교장·교감, 각 부서 소속 일반 교사들 사이에서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른 부서 부장 교사들과도 업무를 협의하기 때문에 그간 20~30년차 베테랑 교사들이 부장교사를 맡았다.
하지만 부장교사를 비롯해 직급을 기피하는 경우가 늘면서 저연차 교사나 기간제 교사들이 억지로 이를 떠맡고 있는 실정이다. 저연차 교사들은 부서 소속 다른 교사들을 이끌어야 하지만 수직적·보수적 교직 분위기에서 고연차 교사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인천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5년차 교사 A씨는 부장직을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 올해 정보 부장직을 맡았다. 교감 제의를 거절할 수 없어 맡았지만 나이가 비교적 어린 데다 경력도 낮아 보수적인 학교 분위기에서 고연차 선생님들에게 업무 부탁을 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고등학교 10년차 교사 B씨도 지난해 어쩔 수 없이 연구 부장을 맡았다. 기간제 교사인 그는 혹시라도 인사 불이익을 받을까봐 교감의 보직교사 제안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수업 외 업무가 배로 늘어 매일이 야근의 연속이었다.
교사 C씨는 “고생에 비해 수당이 적어 이 돈 받고 매일 야근하느니 안 한다는 분위기”라며 “수당 인상과 더불어 업무 과다 문제를 해결하고 수평적인 업무 분위기를 만드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승진을 욕심 내지 않고 평교사로 교직을 마무리하려는 교사들이 늘면서 교무부장 등 교감 승진을 위해 필수로 맡아야 하는 보직교사 경쟁률은 더욱 시들해졌다.
시교육청은 전보 가산점 등을 마련해 부장교사 지원을 늘리려고 하지만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장교사를 하면 학교를 옮길 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가산점을 준다”며 “이외에도 교사들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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