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행, 애스턴 빌라와 4위 경쟁이 결정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는 4월 7일(이하 현지 시간)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미키 판 더 펜의 골을 도우며 리그 9번째 도움을 기록했고, 승점 60점을 획득한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를 제치고 리그 4위에 올라섰다. 이제 토트넘은 7번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여전히 승점이 같은 애스턴 빌라와 경쟁이 치열하기에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확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으로 약 한 달간 토트넘의 남은 경기 일정과 경쟁 팀 상황,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분석해봤다.
EPL 리그 성적 따라 5위도 챔스행 가능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출전 팀이 32개에서 36개로 늘어난다. 이때 늘어난 자리 4개 중 2개는 유럽 1·2위 리그 5위 팀에 각각 주어진다. 그렇다면 유럽 1·2위 리그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할까. 그건 올 시즌 3개 유럽축구연맹(UEFA) 대회(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에서 소속팀들 성적이 가장 좋은 상위 2개 리그다. 4월 8일 기준 1위는 이탈리아 세리에A(17.714점), 2위는 독일 분데스리가(16.357점)다. EPL(16.250점)은 3위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 리그1(14.750점)과 스페인 라리가(14.437점)가 뒤를 잇는다. EPL 5위 팀까지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받으려면 UEFA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챔피언스리그의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 유로파리그의 리버풀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컨퍼런스리그의 애스턴 빌라가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이들 팀의 노력으로 EPL 리그 순위가 2위로 올라서야 챔스행 티켓 1장을 더 확보할 수 있다.
현재 1위인 세리에A는 이미 3개 대회 조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후발 주자들과 차이를 벌렸기에 선두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EPL로선 분데스리가와 2위 경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분데스리가 팀들과 맞대결(챔피언스리그 8강 아스널 vs 뮌헨, 유로파리그 8강 웨스트햄 vs 레버쿠젠)에서 승리가 필수적이다. 후반기 지옥과도 같은 강행군을 앞둔 토트넘으로선 UEFA 대회에 생존해 있는 팀들의 활약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만약 5위까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받아들 수 없다면 토트넘은 4위 자리를 놓고 애스턴 빌라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들 팀이 우승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현재 토트넘은 31경기 승점 60점, 애스턴 빌라는 32경기 승점 60점을 기록하고 있다. 골득실의 경우 토트넘이 3골 차로 근소하게 앞서 4위에 올라 있다. 애스턴 빌라는 한 경기를 더 했음에도 승점이 동률이라 불리한 상황이다.
중앙 미드필더 수비력 향상이 관건
애스턴 빌라의 향후 경기 일정은 어떨까. 컨퍼런스리그 8강 일정이 포함돼 토트넘과 비교하면 최소 2경기, 최대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대진표만 놓고 본다면 토트넘보다 부담이 덜한 데다, 토트넘처럼 강행군은 아니라 승점 관리에 유리하다. 다만 이미 토트넘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이 동률인 점은 불리하다. 게다가 부바카르 카마라의 장기 부상 이후 팀의 볼 점유와 중원 경쟁력이 떨어졌고, 측면에서 저돌적 모습을 보이던 매티 캐시도 부상으로 빠져 전력 누수가 있다. 홈에 비해 원정 경기에서 성적 기복이 심한 것도 애스턴 빌라의 변수다.
지금까지 경기 내용으로 봤을 때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전략·전술을 수정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남은 죽음의 7연전에서도 기존 축구 스타일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브 비수마를 포함한 중앙 미드필더진의 수비력이 얼마나 향상될지, 손흥민을 필두로 한 공격진이 상대 팀 뒤공간을 얼마나 잘 공략할지가 관건이다. 이 2가지 측면에서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토트넘이 힘든 일정을 견디고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키울 것이다.
임형철 스포티비 해외축구·스카이스포츠 K리그1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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