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마피아식 살인"…석기시대 유럽서 만연

이병구 기자 2024. 4.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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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팀이 석기시대 유럽에서 널리 행해진 희생 의식의 흔적을 발견했다.

에릭 크뤼베지 프랑스 폴사바티에 툴루즈3세대 푸르팡의학부 교수팀은 유럽 전역에서 석기시대 인간 희생 전통의 흔적을 발견하고 연구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관된 희생 의식은 신석기시대 여러 문화권에서 공유되는 믿음이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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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 유럽에서 인간 희생 의식이 널리 행해졌다는 유적 조사 결과가 나왔다. A. Beeching/Science Advances 제공

프랑스 연구팀이 석기시대 유럽에서 널리 행해진 희생 의식의 흔적을 발견했다.

에릭 크뤼베지 프랑스 폴사바티에 툴루즈3세대 푸르팡의학부 교수팀은 유럽 전역에서 석기시대 인간 희생 전통의 흔적을 발견하고 연구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크뤼베지 교수는 1984년 프랑스 론 계곡 석기 시대 구조물에서 5600년 전 묻힌 세 여성의 해골을 발견했다. 이들 중 두 명의 뼈는 부자연스럽게 배열돼 있어 그동안 해석이 어려웠다.

40년 지난 뒤 크뤼베지 교수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잔인한 살인 방법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서 뒤틀린 채로 묻힌 여성 두 명이 '인카프레타멘토(Incaprettamento)'와 비슷한 방법으로 질식해 죽은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카프레타멘토는 희생자의 발목과 목에 밧줄을 감은 채 엎드리게 해 다리의 무게로 자기 목을 스스로 조르도록 하는 매우 고통스러운 살인 방식이다.

희생된 여성들이 묻혀 있던 곳에 주거 흔적은 없었지만 동물 뼈 더미와 깨진 맷돌,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가져온 도자기 등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깨진 맷돌과 동물 제물은 농경 사회의 공통적인 집착인 '다산'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론 계곡 유적지를 포함해 폴란드에서 이베리아반도까지 기원전 5500년부터 3500년 사이 약 2000년에 걸친 유적지 14곳을 조사했다. 수백 킬로미터와 수 세기에 걸쳐 남성 9구, 여성 7구, 어린이 4구 등 총 20개의 유골에서 비슷한 희생 의식 흔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모든 유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행이었다"며 "희생자들은 유럽 전역에 농업이 확산하던 신석기 시대에 매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도구와 도자기에서 나타난 문화권은 다양했다. 연구팀은 "일관된 희생 의식은 신석기시대 여러 문화권에서 공유되는 믿음이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희생자 일부가 약물을 복용하거나 구타를 당했는지, 해당 위치에 놓이기 전에 살해되었는지 확실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고고학자들은 유골의 위치만으로 희생 의식의 증거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유골 해석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희생 의식의 흔적은 기원전 3500년경 신석기시대 농경 사회에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며 차츰 사라졌다. 크뤼베지 교수는 "스톤헨지 등 거대한 거석 무덤이 등장하며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유적지의 시대가 끝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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