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야구만 하느라 몰랐을지도" 드러난 '통역 220억 절도' 전말…오타니는 진짜 야구 밖에 모르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관됐다는 의심에서 벗어났다. 450만 달러(약 60억 원)로 알려졌던 피해 금액은 무려 1600만 달러(약 220억 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연방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온 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야구만 생각하는 오타니의 성향이 미즈하라의 '간 큰' 행동을 눈치채지 못한 이유일 수 있다고 봤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베팅을 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훔쳤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했다"라며 "미즈하라를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행위에 관련이 있거나 이를 알고 있는 증거가 없다. 오타니는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로 간주된다고 강조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오타니는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에서 벗어났다.
로젠탈 기자는 13일 칼럼에서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했다. 수사 결과는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검찰은 오타니와 미즈하라 사이의 문자 메시지를 검토한 결과 도박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오타니가 도박사에게 이체하는 것을 승인한 내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타니에게 죄가 있다면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을 너무 많이 믿었던 것, 그리고 자신의 재정 상황에 너무도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 어떤 것도 범죄는 아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사안이 아니다. 부주의나 잘못된 매니지먼트 문제로 수 백만 달러를 잃은 최초의 스포츠 스타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로젠탈 기자는 대신 에이전시인 CAA와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에게는 사건을 미처 알아채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CAA는 오타니와 모든 대화를 미즈하라를 거쳐 진행했다. 로젠탈 기자는 "발레로는 어디에 있었나. 에이전트는 일반적으로 선수의 재무 담당자까지 맡지는 않는다. 계약 협상과 수백만 달러를 관리하는 일은 다른 문제다. 그래도 미즈하라가 발레로와 다른 관계자들이 오타니의 계좌 내역을 확인하는 것을 거부하는 일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오타니가 다른 에이전시로 떠날까봐 그의 뜻을 거스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일까"라고 썼다.
또 "다른 궁금증도 생긴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년 동안 하루에 평균 25차례, 건당 1만 2800달러를 베팅했다. 도박에 빠진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로젠탈 기자는 "아마도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서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는데 너무 집착한 나머지 미즈하라의 태도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을 수 있다. 오타니는 확실히 미즈하라가 자신의 삶 일부를 관리해주는 쪽에 편안함을 느낀 것 같다. 또 오타니는 하루 12시간을 잔다고 한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범죄도 아니고 징계 사유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수사 결과에도 오타니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로젠탈 기자는 "팬들은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의견을 밝힐 것이다. 오타니가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수사 결과 뒤에 다른 얘기가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그의 아내에 대해서까지. '우리 팀은 무죄, 남의 팀은 유죄' 같은 팬심도 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현실에 근거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썼다.
사건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바로 지난달 21일 오타니의 소속팀인 LA 다저스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시리즈 경기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당시 LA 타임스는 "수사 당국이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도박업자를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거론됐고 이를 전해들은 오타니의 변호인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가 거액의 불법 도박을 저질렀고 오타니의 개인 자금을 도용했다고 하더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다저스는 서울 시리즈 기간 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다.
오타니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지난달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전면 부인했다.
직접 성명문을 읽은 오타니는 "이 시점에서 내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 나는 야구나 다른 스포츠에 베팅을 한 적이 절대 없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도 있어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는 것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스포츠 베팅을 하거나 베팅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으며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 며칠 전까지는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몰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즈하라가 계좌에서 돈을 훔쳐서 내 주위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또 "내가 이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한국에서 열린 개막전 종료 후 팀 미팅에서였다"라며 "나는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내게 호텔로 돌아가 더 자세한 것을 둘만 이야기하고 싶으니 기다려달라고 해서 호텔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도박 중독인 것도, 빚이 있는 것도 몰랐다. 동의한 적도 없고, 송금을 허락한 적도 없다"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호텔에서 대화하면서 그때 빚이 있단 사실을 알았다. 내 계좌에 마음대로 접근해 불법 도박업자에게 송금하고 있었다고 했다. 내 대리인에게 이야기했고, 절도와 사기로 고소한다고 했다. 여기까지가 지금의 흐름이다. 스포츠 도박에 관여도 송금하고 있던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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