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상황 돌변…'화려한 복귀' 이준석 vs '치명상' 장예찬 [정치 인사이드]

홍민성 2024. 4. 1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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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앙숙'으로 불리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희비가 올해 총선을 계기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장 전 최고위원의 낙선과 이 대표의 당선이 '윤심을 등에 업은 차이', '윤심으로부터 내쳐진 차이'라고 결과론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치적 역량에 따른 결과라고 해석한다"며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바라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그런 후보들이 나오거나 당선되기도 어렵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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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이준석·장예찬…1년 만에 희비 엇갈렸다
작년 전당대회 윤심 업은 장예찬 '승승장구'
윤심에 내쳐진 이준석계, '전원 낙마'했는데
이번 총선서 180도 반전…李 웃고 張 울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사진=뉴스1


정치판 '앙숙'으로 불리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희비가 올해 총선을 계기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윤심(尹心)에 내쳐졌던 이 대표는 화려하게 복귀했고, 윤심을 등에 업었던 장 전 최고위원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이 대표와 장 전 최고위원이 앙숙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그간 수도 없이 벌여온 공개 설전이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이 대표가 비주류로 불리기 시작한 2022년 8월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장 전 최고위원이 이 대표 지도부에 속했던 청년 정치인들을 '여의도 2시 청년'(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청년 정치인 비하 표현)으로 칭하면서 신경전이 극에 달했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사사건건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2023년 2월에는 장 전 최고위원의 웹소설이 부적절한 내용을 담았다는 논란이 빚어지자 이 대표가 "야설(야한 소설) 작가"라고 저격했다. 그러자 장 전 최고위원이 "남이 사준다고 해서 룸살롱에서 술 얻어먹고 그러지는 않는다"면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거론해 반박했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올해 1월에는 개혁신당 '65세 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등 공약에 "자극적인 캡사이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와 장 전 최고위원의 정치적 상황이 가장 극명하게 차이가 난 시기로는 2023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꼽힌다.

당시 장 전 최고위원은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 '대통령 1호 청년 참모'라는 윤심을 앞세워 득표율 55.16%(25만36표)를 얻어, '친이준석계' 이기인 당시 후보(18.71%·8만4807표)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국민의힘 지도부에 입성했다.

반면 이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전당대회에 출마한 친이준석계 그룹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공교롭게도 전원 낙선했다. 이때 장 전 최고위원은 "이준석 요란하기만 하고 별거 아니다", "이준석과 아바타들의 지저분한 네거티브에 심판을 내려주신 결과"라고 평가했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가장 빈곤했던, 장 전 최고위원이 가장 부유했던 시기가 바로 지난 전당대회"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그러던 두 사람의 정치적 상황이 올해 총선을 계기로 불과 1년 만에 180도 반전됐다.

장 전 최고위원은 과거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의힘 부산 수영구 후보 공천을 취소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대통령을 지키는 후보"라며 윤심을 내세웠지만, 총선 끝까지 국민의힘 후보와 지역구에서 양립한 탓에 결과적으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역대급 양강 구도로 치러진 선거에서 군소 정당 후보로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총선에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게 밀리는 양상이었으나,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전국적 관심을 얻는 데도 성공했다. '이준석의 개인기'에 따른 당선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도 더욱 커지고 있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장 전 최고위원의 낙선과 이 대표의 당선이 '윤심을 등에 업은 차이', '윤심으로부터 내쳐진 차이'라고 결과론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치적 역량에 따른 결과라고 해석한다"며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바라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그런 후보들이 나오거나 당선되기도 어렵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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