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포용할 새 보수 가치 정립… 중도·실용주의로 수도권 민심 잡아야” [심층기획-보수 전면 개조하자]
“보수 완전 궤멸했단 사실 먼저 인정
與 싱크탱크 새 비전·노선 연구 시급
이데올로기 버리고 국민에 맞춰 변화
美·英·佛 보수정당처럼 중도 확장 필요”
보수의 재건을 두고 다양한 방법론이 언급된다. 과거 한나라당은 당시 500억원으로 평가되던 여의도 당사 건물을 매각하는 형식적 변화부터 보였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미국처럼 중앙당이 없는 원내정당 체제로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며 “당대표도 없고,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생길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지금 보수가 완전히 궤멸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순간 보수는 망한다”고 경고했다.
여당의 싱크탱크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채 교수는 “보수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새로운 21세기에 변화된 시기에 맞게 중단기적 비전과 노선에 대한 이념적 연구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여의도연구원도 예전의 위상이 사라졌다”며 “원장만 근 1년 새 3번이나 바뀌었다. 당을 뒷받침할 정책 개발보다 여론조사만 돌리는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념적 가치 지향점을 중도 확장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 프랑스 등 해외사례가 그렇다. 채 교수는 “프랑스도 보수가 약세를 보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덕분에 살아났다. 공화주의로 무장해 전진하는공화국으로 집권했고, 미국에서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중도로 수렴해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영국은 마거릿 대처 총리가 보수당을 변화시켰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2005년 보수당 대표 시절 기존 보수의 이념을 버리고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며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국민의 생각에 맞춰 변화했다. 한국 보수도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위해선 기득권이라 생각되는 부분을 버려야 한다”며 “물리적으로 세대가 젊어지고, 지역적 색채도 옅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병욱·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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