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호르몬 때문이었네
예민하고 기운 빠지고 수많은 증상
애디슨병 앓던 케네디 부신 손상
미·소 회담 당시 호르몬 조절 안 돼
외교협상 실패… 쿠바 미사일 위기
호로몬이 삶에 미치는 영향 해부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막스 니우도르프/배명자 옮김/어크로스/2만2000원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애디슨병’을 앓았다. 염증으로 부신이 호르몬을 너무 적게 생산했다. 당시 케네디가 받은 치료는 코르티솔 수치의 급변동을 유발했다. 코르티솔이 부족하면 기운이 빠지고 침울해진다. 이 때문에 케네디 대통령은 중요 일정이 있을 때는 인공 호르몬을 주사해 코르티솔 수치를 조절했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지휘자다. 케네디처럼 애디슨병을 앓으면 부신이 손상돼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 생산이 줄어든다. 그러면 기운이 없는 것 외에도 짠 음식이 먹고 싶고 피부와 점막은 햇볕에 그을린 것처럼 검어진다. 케네디 역시 피부 색소침착이 뚜렷해 멋지게 태닝한 것처럼 보였다. 1960년 대선 TV 토론에서 상대 후보인 리처드 닉슨이 케네디 옆에 섰을 때 닉슨의 얼굴은 말 그대로 창백해 보였다. 저자는 이것이 케네디의 승리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 말한다.
호르몬은 새 생명의 탄생부터 노화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좌우한다. 저자는 ‘생식은 뇌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호르몬시스템은 뇌의 깊은 곳에서 몸을 조종하기 때문이다. 사춘기가 되면 시상하부가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을 생산하고, 이것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이 나온다. 두 호르몬은 고환과 난소로 이동해 성호르몬 생산을 자극한다.
임신·출산 과정에서 호르몬의 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호르몬은 유아기 발달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보통 출생 한 달 전부터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는데 20명 중 한 명은 고환 하나가 내려오지 않는다. 산모의 지나친 식물성 여성호르몬 섭취나 환경 유해물질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잠복고환증’은 성인이 돼서도 생식능력 감소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1950년대 초 네덜란드 최고 여성 육상선수였던 푸크여 딜레마는 일반 여성보다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이 분비됐다. 나중에 DNA를 검사해보니 그는 여성이면서 남성이었고, 복강에 작은 잠복 고환이 있었다.
청소년·성인은 물론 노년기도 호르몬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다. 나이 들수록 부부가 닮는다고 하는 것도 호르몬 때문이다. 60세가 되면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지휘봉을 잡고, 남성은 에스트로겐이 젊은이보다 최대 세 배 더 많아진다. 남성 노인의 외모가 여성보다 낫다면 에스트로겐이 피부 미용에 이로워서일 수 있다. 또 늘어난 여성호르몬으로 인해 남성 노인은 ‘맥주 배’가 되기 십상이다. 반면 나이 든 여성은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얼굴 폭이 넓어진다.
책은 이 외에도 거인증, 성 정체성, 과체중, 갱년기, 체취, 수면 등에 미치는 호르몬의 방대한 영향력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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