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끝난 한동훈 첫 등판...정치적 미래는 '시계제로'
[앵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무대 첫 등판은 총선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마무리됐습니다.
책임지겠다고 물러나면서도 정치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한 위원장 앞길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그야말로 '바람' 같았습니다.
'여의도 문법'을 탈피한 화법으로 가는 곳마다 지지층의 열띤 환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톱'을 자처해 치른 총선 결과는 개헌저지선을 겨우 넘어선 108석, 참담했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그제) : 그래서 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납니다.]
다만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은 거두지 않았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그제) :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고, 어디에서 뭘 하든 나라를 걱정하며 살겠습니다.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빠른 승복과 퇴장에도, 참패 책임을 두고 여권 내에선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잡음 없는 공천부터 '야당 심판론'을 앞세운 것까지 여당 대표로서 전략적으로 실패했단 겁니다.
[진수희 / 국민의힘 전 의원 (그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포지티브, 읍소, 정책, 이런 식으로 가면서 이 심판론을 조금은 약화시키는 쪽으로 가야 되는데 거기에 더 불을 지펴버린 꼴이 되고 말았죠.]
여권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권 놀이하다가 당을 말아먹었다고 비난에 가세했습니다.
여기에 '포스트 한동훈'을 노린 당권, 대권 주자들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어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 질책을 정말 겸허하게 받아들여서 인사도 인사지만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경원 / 국민의힘 의원 (그제,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저희 여당부터 개혁하고, 더 국민께 가까워지라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스스로 더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
한 전 위원장이 당내 기반을 탄탄히 다지지 못한 것도 향후 행보에는 걸림돌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직접 발탁한 측근 인사 장동혁 전 사무총장과 김형동 전 비서실장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비주류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공천과 당정 갈등 국면에서 편치 않은 관계를 형성한 이철규, 박성민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들은 대부분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총선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의 경험치와 역량이 크게 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김재원 /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어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경험하기 어려운 집권여당의 총선을 책임진 대표로서 경험했기 때문에 많은 정치적 역량이 키워졌을 거라고 보고….]
한동훈 전 위원장은 107일간 첫 정치활동을 참패로 마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남은 3년을 '여소야대'로 보내야 하는 정부·여당 앞에 놓인 험로만큼이나 한 전 위원장의 향후 행보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임종문
그래픽 : 박유동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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