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컸네, 많이 컸어" 사령탑의 믿음, 결승타 3개로 보답 중→그런데 더 욕심이 난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많이 컸네, 많이 컸어."
LG 트윈스 구본혁이 경기 후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자리에 착석을 했을 때다. 염경엽 감독이 그 앞을 지나가면서 한 말이다.
구본혁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서 7회 대타로 출전해 결승타를 때려냈다. LG는 구본혁의 역전타에 힘입어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3연패에서 탈출, 잠실 라이벌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상황은 이랬다. 1-1로 맞선 7회초 2사 1, 2루에서 신민재 타석 때 구본혁이 대타로 출격했다.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이병헌을 만났다.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149km 직구는 파울을 쳤다. 그리고 3구째 135km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우익수가 홈으로 송구하는 사이 구본혁은 2루까지 진루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지만 LG는 구본혁의 적시타로 만든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만난 구본혁은 염경엽 감독의 "많이 컸네"에 대해 "오늘도 좋은 기회 주셔서 보답하기 위해 뒤에서 준비 열심히 했다"고 웃어보였다.
단 한 타석이긴 하지만 전력을 다했다. 구본혁은 "광주 원정 때부터 대타 준비하라는 말이 계속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런데 대타 나가서 허무하게 죽으면 안 되니깐 더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면서 "오랜만에 나가도 잘 칠 수 있는 느낌이 있다. 대타도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모창민 코치의 조언이 주효했다. 구본혁은 "모창민 코치님게서 직구와 슬라이더 2개 있으니 같이 보라고 하셨다. 직구를 노리고 쳤는데 타이밍 상 슬라이더가 맞아서 더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잠실 라이벌전이라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구본혁은 "예전 준플레이오프(2021년) 때 생각이 나더라. 당시엔 에러하고, 8타수 무안타 치고 그랬다. 그래서 두산과 할 때는 더 잘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 전 LG는 주장을 교체했다. 오지환이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 그리고 김현수가 3년 만에 다시 캡틴이 됐다.
구본혁은 "현수 형도 예전에 주장을 하셨기 때문에 누가 하든지 팀은 바뀌지 않는다. 오늘 선수단 미팅에서 '지환이 형 엄청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셨다. 현수 형은 주장일 때 더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벌써 결승타만 3개째다.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 연장 10회서 끝내기 적시타를 쳤다. 비록 빗맞은 타구였지만 끝내기는 끝내기였다. 그리고 이틀 뒤인 5일 KT전에서는 9회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작렬시키면서 주인공이 됐다.
두 번의 끝내기 뒤 역전타였다. 구본혁은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고 (기회가) 올 때마다 감독님, 코치님들한테 만족시켜드려야겠다는 각오로 했다"면서 "동점 상황에 나가면 전부 다 치고 싶은 마음이고 그렇게 준비해야 될 것 같다. 결승타가 너무 재밌다. 하다 보니까 더 뿌듯하고 더 훨씬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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