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 이란 보복공격 어떻게 할까…美 눈치보며 수위 고심[딥포커스]

김성식 기자 2024. 4.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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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로이터 "이란도 확전 경계"…애틀랜틱카운슬, 4가지 시나리오 공개
역외 암살로 끝나는 게 최선이지만…내부 불만 달래려면 본토 공격 불가피
지난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받아 건물이 무너지고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11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2024.04.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시리아 주재 영사관을 공습받은 이란이 조만간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파다한 가운데 이란은 이스라엘 철통 방어를 약속한 미국을 의식해 공격 방법과 수위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이란이 대(對)이스라엘 보복 공격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료들은 이란이 앞으로 며칠 내로 이스라엘에 미사일·무인기(드론)를 발사하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미국의 추가 대응이 뒤따르는 사태는 원치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도 동맹인 이스라엘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다"면서 "이란의 이스라엘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일정으로 이스라엘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이란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6개월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란도 확전을 피하는 방식으로 영사관 공습에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지난 7일 중동국 오만을 통해 미국에 발신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이 '통제된 공격'을 단행할 경우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란으로선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면서도 이미 보복을 예고한 만큼 체면을 차리려면 공격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조만간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10일에도 영사관 공습은 영토 공격과 마찬가지라며 재차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란이 벌일 이스라엘 공격 방식과 예상되는 결과를 총 네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이스라엘 정부 관료를 암살하거나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역외에서 비대칭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다. 이스라엘 영토 밖에서 공격이 이뤄지는 데다 민간인 피해가 없기 때문에 확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불충분한 대응이라는 이란 국내 여론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 번째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을 사주해 이스라엘 내부 목표물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다. 레바논 남부를 근거지로 하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국경 일대에서 간헐적으로 포격전을 벌여왔다. 따라서 이스라엘 내부를 공격하면서도 지난 6개월간의 교전 수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이란이 직접 등판하지 않는 만큼 설욕을 원하는 내부 불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다.

세 번째는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하거나 이스라엘 내 고위 관료들을 살해하는 시나리오다. 이스라엘 본토 목표물에 탄도미사일이나 드론을 날리는 건 이란이 직접 꺼낼 수 있는 '옐로 카드'이며, 군사·정부 시설만 정밀 타격할 경우 자신들의 기술력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반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 공격에 나서 전쟁의 불씨가 중동 전체로 퍼질 수 있다.

네 번째는 이라크나 시리아 내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부추겨 해당국 주둔 미군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다. 이스라엘 최대 무기 지원국인 미국을 공격하는 건 이란이 드는 '레드 카드'로, 이스라엘의 무력 행위가 미국에 의해 묵과되선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동에 직접 개입할 빌미를 주는 데다 지난 1월 요르단 미군 기지 공격을 마지막으로 이라크·시리아 내 시아파 민병대가 미군 대상 공격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라 실현 가능성은 작다.

이스라엘의 미사일방어시스템 아이언돔이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는 모습. 2023.12.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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